천지일보 영어섹션지 global news CheonJi를 새롭게 선보입니다. 이번 호에는 ▲표류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 ▲실질적 결과로 주목 받는 세계평화운동가 이만희 대표의 평화행보 ▲100년 전 동북아 평화의 해법을 제시한 안중근의 동양평화론 ▲과테말라에서 시작돼 멕시코까지 전해졌던 놀랍고 미스터리한 마야문명의 변천사 ▲최근 뜨고 있는 ‘성경’을 소재로 한 영화의 특성과 논란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내용을 담았습니다. 영어섹션지에 실린 한글 기사 원문은 인터넷 뉴스천지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사)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 이만희 대표(가운데)와 가톨릭 대표자인 페르난도 카펠라(Fernando R. Capalla) 민다나오 다바오 전 대주교(맨 왼쪽)와 이슬람 대표자인 이스마엘 망구다다투(Esmael G. Mangudadatu) 민다나오 이슬람 자치구 마귄다나오 주지사가 전쟁종식·세계평화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사)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

영문판 ▶ [global news CheonJi] Lee, a Korean Peacemaker Bears Fruit of Peace in Mindanao, the Land of Conflict

이만희 대표, 가톨릭-이슬람 40년 분쟁 중재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40년간 종교로 인한 분쟁과 피로 얼룩졌던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에 지난 1월 평화의 물결이 찾아왔다. 그달 25일 이뤄진 필리핀 정부와 이슬람 반군세력인 모로이슬람해방전선(Moro Islamic Liberation Front, MILF)과의 평화협정 체결 소식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동시에 이 평화협정을 민간차원에서 이끈 한국인 평화운동가의 활약상 역시 시선을 잡아끌었다.

민간 평화운동단체인 (사)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 이만희(83) 대표와 평화사절단은 지난 1월 24일 필리핀 민다나오섬을 방문, 오랜 분쟁의 씨앗이었던 가톨릭-이슬람 갈등의 중재를 이끌었다. 일행인 김남희 여성그룹 대표에 따르면 피델 발데스 라모스 전 필리핀 대통령은 “대통령도 하지 못한 일을 해냈다”고 극찬했다.

이 대표가 민다나오를 방문한 것은 지난해 필리핀 방문 당시 인연을 맺었던 안토니오레데스마 카가얀드오로 대주교의 간청에 따른 것이었다. 가톨릭계와 이슬람계의 종교 갈등이 첨예한 민다나오섬은 아시아 분쟁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필리핀에 처음 전파된 외래 종교는 이슬람교로, 민다나오는 이슬람의 전초기지와도 같다. 하지만 16세기 스페인이 필리핀을 식민지배하면서부터 가톨릭이 전파됐고, 1939년부터 이주정책을 편 필리핀 정부와 민다나오 원주민 사이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대정부투쟁은 유혈분쟁으로 치달았다.

40년이 넘는 유혈분쟁은 14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 총성만이 가득하던 분쟁의 땅 민다나오에 기적처럼 평화협정이 체결된 것은 이만희 대표의 평화운동이 결실을 맺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먼저 현지에서 평화걷기대회를 열었다. 평화에 대한 염원을 고취하려는 목적이었다. 이날 제너럴 산토스 시내에서 열린 행사엔 각 종단과 국적을 초월해 민다나오 주립대학교 학생들과 국제청년단체 회원, 각 종교 지도자 등 1000여 명이 참여했다. 이 대표는 이어 제너럴 산토스 시내의 한 호텔에서 평화협정식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40년 동안 분쟁을 일으킨 종교 지도자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후 평화를 위해 종교가 하나 되자는 제안을 양측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날 민간차원에서 이뤄진 평화협정은 다음날인 25일 필리핀 정부가 민다나오섬의 이슬람자치권을 인정하고,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은 점진적으로 무장을 해제한다는 평화협정의 마지막 부속문서에 합의하는 데 결정적 촉매제가 됐다. 필리핀 정부와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은 지난 3월 27일 마닐라 대통령궁에서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과 무라드 에브라힘 MILF 의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협정에 공식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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