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유영선 기자] 10대 재벌그룹들이 올해 선임한 사외이사 10명 가운데 4명이 권력기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10대 재벌그룹들이 이번에 선임하는 사외이사 10명 중 4명은 전직 청와대 수석이나 장‧차관, 검찰, 국세청, 공정위 등 권력기관 출신이었다.

총수가 있는 10대 재벌그룹 상장사 93개사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 또는 신규선임하는 사외이사는 일부 중복 사례를 포함해 모두 126명이다.

출신 직업별로 교수가 전체의 38.1%인 48명으로 가장 많다. 이밖에 기업인 22명, 공무원 11명과 장·차관 6명, 판·검사 11명과 변호사 5명, 국세청 9명, 금융감독원 3명, 공정거래위 3명 등이다.

이 중 전체의 36.5%인 46명은 정부 고위관료나 국세청, 공정위, 금감원, 사법당국 등 소위 ‘권력기관’ 출신이다. 재선임을 제외한 신규선임 사외이사들만 따질 경우에도 전체(69명)의 40.6%인 28명이 권력 출신으로 분류됐다.

그룹별로는 롯데가 선임한 권력 및 그룹 관계자 출신 사외이사의 수가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SK(12명), 현대차(10명), 삼성(6명), 한화(5명), LG(4명), 두산(3명) 등의 순이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선임되는 감사 및 감사위원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10대 재벌 상장사들이 올해 재선임·신규선임하는 감사 및 감사위원 21명 중 권력 및 그룹 관계자 출신 인사는 9명으로 전체의 42.9%를 차지했다.

재계가 권력기관 출신 인사들로 사외이사와 감사, 감사위원진을 구성하는 것이 매년 반복돼온 관행이지만, 특히 올해 더욱 노골화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검찰 수사와 국세청의 전방위적인 세무조사 등 기업에 대한 압력이 높아지고 경제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기업들이 바람막이로서 권력 출신 사외이사를 다수 선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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