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도 ‘제3지대 신당’ 창당에 적잖이 놀란 모양이다. 내심 어부지리를 기대했다가 갑자기 상황이 돌변한 데 대한 화풀이라고 해야 할까.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 등 야권을 향한 비난 발언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영혼 없는 정치야합, 떳다방, 기회주의적이고 약삭빠른 모습, 사골곰탕, 심지어 ‘열대성 저기압으로 소멸해 갈 운명’이란 표현까지 나왔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정치공학적 기싸움과 나눠먹기에 혈안이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쯤 되면 논평이 아니라 저주에 가까운 표현이다. 오죽했으면 이를 지켜본 안철수 위원장이 “색깔론과 막말을 빼놓으면 남는 게 없는 그런 분들이 칼을 휘두를 때 우리는 스스로를 내려놓는, 약속을 지키는 선의와 지혜로 맞서겠다”고 대응했을 정도였다.

황우여 대표는 지난달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국회가 모든 사회갈등의 중심에 서서 분쟁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며 사회갈등과 대립을 끌어들여 하나로 봉합하고 통합시키는 용광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번 맞는 말이다. 그러나 당 대표의 그런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불과 한 달 만에 마치 릴레이를 하듯이 새누리당 지도부의 막말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집권당다운 품격은커녕 듣기에 민망하고 자괴감마저 떨칠 수 없다.

물론 민주당이라고 해서 반듯한 모습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거친 표현과 ‘귀태 논란’ 등이 말해 주듯이 여야는 서로 험하게 싸우면서 여론을 두 갈래로 나누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적대적 공생관계’를 온존시켰던 기득권 정치의 미디어 전략이 아닐까 싶다. 일반 국민이야 어떻게 생각하든 말든 사안의 본질을 호도하고 진실을 은폐하는 궤변과 거짓의 향연, 한국정치는 아직도 여기서 머물고 있는 셈이다. 겉으로는 민주정치와 민생정치를 외치지만 그들의 언행은 국민의 수준을 시정잡배로 만들면서 분열과 갈등을 확대 조장하는 주범에 다름 아니다. 언제까지 이런 삼류 막말정치에 귀를 기울이고 가느다란 희망이라도 찾아야 하는 것인지 참으로 국민노릇 하기도 힘들고 창피한 현실이다. 정치의 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이라고 했다. 하루빨리 국민이 먼저 깨어나야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