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은메달, 피겨 금메달은 놓쳤지만 최고의 고별연기 펼쳐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9.69점과 예술점수(PCS) 74.50점 등 144.19점을 받아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74.92점)를 합친 219.11점으로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쇼트에 이어 클린한 연기를 펼치고도 224.59점을 기록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에게 밀려 은메달로 대회를 마감했다.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금메달을 놓친 아쉬움도 크지만, 이제는 다시는 피겨 선수로서 은반 위에서 다른 선수들과 대결을 펼치는 피겨여왕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점이 더 아쉬움이 크다. 김연아로선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줬지만, 우려했던 홈 텃세가 결국 피겨여왕의 떠나는 자리를 옥의 티로 남겼다.

이날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점수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150.06점),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148.34점)에 이어 국제대회 세 번째로 높은 기록이었으며, 총점은 밴쿠버동계올림픽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은 성적이었다.

그만큼 김연아의 연기가 밴쿠버 못지않은 빼어난 연기였다는 얘기다.

이날 김연아는 가장 마지막 주자로 나서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했다. 앞서 연기를 펼친 소트니코바가 무려 149.95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아 부담도 제법 컸을 테지만 김연아는 자신의 연기에만 집중했다.

‘아디오스 노니노’의 선율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김연아는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무사히 성공시켜 가산점 1.60점을 받았다.

이어 두 번째 트리플 플립과 세 번째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역시 잘 마쳤다.

계속해서 트리플 러츠,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살코를 실수 없이 잘 넘기며 보는 이들을 점점 빠져들게 했다.

마지막으로 더블 악셀 점프를 마친 뒤 마무리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 연기를 펼쳤다.

연기를 마치자 관중들은 큰 박수를 보냈고, 김연아는 실수 없이 자신의 고별무대를 잘 마쳤다는 것에 만족해하며 점수를 기다렸다. 하지만 전광판에 뜬 점수는 219.11로 은메달을 확정하는 기록이었다. 그래도 김연아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한편 김해진은 프리스케이팅에서 95.11점을 획득,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54.37점) 합산 149.48점을 받아 16위에 올랐고, 박소연은 93.83점을 받아 종합 142.97점을 기록해 21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