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가족상, 세계 대학으로. (사진제공: 한국영상자료원)

‘로맨스 빠빠’ 등 가족 정서 엿볼 수 있는 한국영화 8편
8개 언어로 수록된 한국영화걸작 DVD세트 국외 배포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호랑이 아버지와 장남 오빠가 제일 먼저가 됐던 가부장적인 분위기부터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인한 가족 갈등과 분열, IMF 이후 가세가 기울어져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모습 등 대한민국의 가족상이 세계 주요 대학으로 전파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영상자료원은 전 세계적으로 한류가 한껏 위세를 떨치고 있는 시점에 미국 하버드대, 영국 케임브리지대, 일본 동경대와 같은 세계 주요대학 및 국외공관과 문화원, 세종학당 등에 8개 국어로 번역된 한국영화사의 걸작들을 배포했다.

지난 2013년 12월 말부터 올해 초까지 배포된 DVD는 한국의 가족상이 잘 드러나는 시대별 한국영화 8편으로 구성됐다.

본 DVD 박스세트는 ‘영화로 보는 한국사회와 가족(사진)’이라는 주제로 총 8편의 영화가 패키지로 구성됐다.

이 패키지에는 1960년대 한국 근대 가부장제적 가족의 모범을 제시한 ‘로맨스 빠빠’(1960, 신상옥),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인한 가족 갈등과 분열을 토속적 샤머니즘으로 넘어서고자 하는 ‘장마’(1979, 유현목), 1980년대 대가족의 해체와 가족주의적 비애를 담은 ‘장남’(1984, 이두용) 등의 고전과 함께 IMF 이후 한국사회와 가족의 위상 변화를 그린 ‘조용한 가족’(1998, 김지운), ‘괴물’(2006, 봉준호)에 이르기까지 대표적인 가족 영화들이 수록됐다.

‘영화로 보는 한국사회’ DVD 박스세트 시리즈는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다.

지난해 처음으로 제작, 배포된 DVD 박스세트 ‘Women On Screen: Understanding Korean Society and Women through Films(영화와 여성: 영화로 보는 한국사회와 여성)’은 세계 각국에 배포된 후 해외 영화관계자 및 연구자들에게 열화와 같은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한국사회 여성들의 시대별 삶의 변화를 보여주는 작품들을 선별함으로써 한국사회와 문화를 심도 깊게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을 받았다.

이번에 발간된 DVD 박스세트 ‘영화와 가족: 영화로 보는 한국사회와 가족’은 ‘가족’이라는 주제로 한국사회의 역사적 아픔과 가부장제의 변화에 주목하고자 했다. 이번 박스세트 역시 세계 각국의 주요 대학과 도서관, 해외문화원, 국내 국제대학원 등 약 650개 처에 무료로 배포됐다.

국외에서 한국학과 동아시아에 대한 연구가 점차 인기를 얻어가고 한국사회와 문화에 대한 강좌가 점차 늘어가고 있지만 다국어 자막이 구비된 영상자료를 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임을 감안할 때 이 시리즈는 단순히 한국영화의 전통과 미학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학 강좌를 위한 중요한 교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남미·중동·아프리카 등 한국영화 상영행사 개최는 위한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가에서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의미 있는 한국영화제를 쉽게 개최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드라마와 K-POP에서 시작된 한류의 흐름에 역사적 깊이와 진지한 연구를 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계기관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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