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개인비디오녹화(PVR) 서비스 현황. (자료제공: 각 사) ⓒ천지일보(뉴스천지)

VOD 외에 PVR 속속 도입
가격부담 느끼는 고객 공략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방송 프로그램 시청 방식이 다양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실시간 방송되는 본방을 사수하지 못하면 놓친 방송을 다시 볼 수 없었지만, 이제는 다시보기(VOD)를 이용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방송을 시청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VOD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VOD는 편당 이용료를 제공해야 한다. 이로 인해 경제적 부담을 느낄 수 있는 고객을 위해 1000~2000원의 추가 금액으로 원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녹화했다가 원하는 시간에 꺼내볼 수 있게 해주는 개인비디오녹화(PVR) 서비스가 급부상하고 있다.

◆위성·케이블업계 PVR 속속 도입

8일 KT스카이라이프는 SOD(Skylife on Demand, 스카이라이프 온 디맨드)라는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PVR 시장 공략에 나섰다. SOD는 스카이라이프에서 송출하는 방송들을 녹화했다가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는 PVR 서비스다. 해당 상품은 VOD를 이용할 수 없는 스카이라이프 상품 단독 가입자를 대상으로 제공된다.

기존에도 PV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SOD는 저장방식을 클라우드와 USB로 나눴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클라우드 PVR은 기존처럼 셋톱박스 내에 저장하는 게 아니라 방송센터에서 곧바로 클라우드로 녹화 콘텐츠를 전송해 보관한다. 때문에 용량 걱정이 없을 뿐 아니라 다수의 채널을 동시에 녹화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외부에서도 예약 녹화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별적으로 녹화한 방송은 1개월간 보관된 후 삭제된다.

이와 함께 USB메모리에 녹화할 수 있는 서비스도 함께 선보였다. 이는 셋톱박스 대신 USB메모리(16GB 이상)나 외장하드에 녹화한 콘텐츠를 보관하는 방식이다.

케이블TV 사업자들은 VOD 서비스를 제공하긴 하지만, PVR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투트랙 전략으로 소비자가 입맛에 맞게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CJ헬로비전은 PVR 기능을 강화한다. 기존에는 셋톱박스에 저장하는 방식이었지만 2월에는 외장하드에 저장하는 새로운 방식도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셋톱박스 저장용량을 기존 320GB에서 500GB 이상으로 대폭 확대한다.

현대HCN 역시 오는 5월 PVR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저장방식은 클라우드가 아닌 외장하드가 될 전망이다. 2010년부터 셋톱박스 내에 녹화 콘텐츠를 저장하는 방식의 PVR을 제공하던 씨앤앰은 클라우드 PVR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티브로드는 현재 PV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지만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IPTV, VOD 서비스 강화 주력

케이블 업계의 분위기와 달리 IPTV 업계는 PVR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IPTV 3사(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모두 당분간 PVR 서비스 출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PVR과 유사하면서 고수익을 내고 있는 다시보기(VOD)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VOD 서비스를 더 강화하는 분위기다.

CJ헬로비전의 2012년 VOD 매출은 2011년 대비 43% 증가했고, 2013년의 매출은 전년비 무려 77%나 급증했다. 이 같은 추세는 다른 케이블TV 사업자나 IPTV 사업자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IPTV의 경우 출범부터 VOD 서비스를 특화했기 때문에 시장 규모가 더 크다. 따라서 자칫 VOD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PVR을 도입하기보다는 VOD를 강화하면서 시장을 지켜보겠다는 것.

SK브로드밴드는 방송 직후 10분 내 VOD를 이용할 수 있는 ‘져스트 탠 미닛’을 지난해 9월 선보인 데 이어, 프로그램 시작 후 10분이 지나 틀어도 10분 전 내용부터 볼 수 있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KT 역시 방송 직후 VOD를 공급하는 시간을 5~10분까지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프로그램 시작 후 10분부터 바로 VOD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속도 급한 VOD(가칭)’도 선보일 예정이다.

케이블TV 사업자들도 VOD 서비스를 강화한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8일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를 대상으로 지상파 방송 종료 후 1분 만에 해당 프로그램을 다시보기로 시청할 수 있는 ‘지상파 1분 퀵 VOD’를 출시했다. 이로써 유료방송 사업자 중 종료된 지상파를 가장 빨리 VOD로 제공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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