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2주기인 17일 1면 사설에서 '백두혈통 계승'을 강조하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중심으로 단결해 유일영도체계를 굳게 세울 것을 거듭 촉구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동지에 단결하고 또 단결”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북한이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를 맞은 가운데 백두혈통을 강조하고 나섰다.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등 숙청 바람으로 내정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을 높이고 충성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실린 ‘위대한 김정일동지는 우리 인민의 영원한 태양이시다’란 제목의 사설에서 백두혈통 계승을 강조하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중심의 유일 영도체계 구축을 촉구했다.

신문은 김정일 위원장을 가리켜 “백두의 혈통은 우리 혁명의 영원한 피줄기”라며 “그 어떤 천지풍파가 닥쳐와도 백두의 혈통을 순결하게 계승해나가며 대를 이어 꿋꿋이 이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동지의 두리에 단결하고 단결하고 또 단결하여 백두에서 시작된 주체의 행군길을 꿋꿋이 이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신문은 “오늘의 현실은 경애하는 원수님을 유일중심으로 하는 당과 혁명대오의 일심단결을 반석같이 다지고 전당과 온 사회에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더욱 철저히 확립해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라며 “김정은 동지밖에는 그 누구도 모른다는 투철한 신념을 지니고, 그와 생사운명을 함께 하는 참된 전우, 동지가 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이 이처럼 백두혈통 계승과 김정은 중심의 단결을 강조한 것은 최근 진행된 장성택 처형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은의 고모부이자 2인자인 장성택의 제거를 정당화하고, 김정은으로의 유일지도 체제와 김정일 후계체제의 당위성을 김정일 사망 2주기를 계기 삼아 설파하려는 의도라는 얘기다.

북한 당국이 장성택 처형 사실을 밝힌 직후인 지난 11일에도 노동신문은 혈통을 강조하며 장성택 숙청을 합리화하는 글을 내보내기도 했다. 당시 신문은 ‘길이 빛나라 삼지연의 강행군길이여’라는 제목의 글에서 “대를 이어 계속되는 혁명에는 자기의 근본이 있고 혈통이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논조는 최근 강화되고 있는 충성 경쟁 유도와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지난 16일인 금수산태양궁전 앞 광장에선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리영길 군 총참모장, 서홍찬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윤동현 인민무력부 부부장 등 북한군 주요 장병이 모인 가운데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 맹세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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