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서울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에서 발생한 승객 사망사고와 관련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 천지일보DB)

코레일, 오늘부터 KTX 운행 일평균 12% 감축
대체인력 대학생 238명 곧 철수할 듯
18일 서울지하철노조 파업 시 연말 교통대란 불가피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정부와 철도노조 간에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은 운행 감축과 잇따른 열차 사고로, 대체인력은 무리한 현장 투입과 피로 누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KTX가 다른 열차처럼 운행을 감축하고, 서울지하철노조가 파업에 동참하기로 하면서 극에 달할 전망이다.

코레일은 철도파업에도 KTX만큼은 운행횟수를 줄이지 않고 운영해왔다. 그러나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오늘(17일) KTX도 평소보다 12%가량 감축 운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코레일은 KTX를 포함해 모든 열차를 평시 대비 83.1%로 감축 운행한다.

이를 열차 종별로 보면 KTX 88.0%(16일 운행률 100%), 새마을호 56.0%(75%), 무궁화호 61.8%(63.0%), 통근형동차 100%(100%), 전동열차 93.1%(92.7%), ITX-청춘 18.2%(33.3%), 화물열차 39.4%(60.4%)이다.

시민들은 이날을 포함해 며칠째 출퇴근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취업한 장모(26, 여) 씨는 “직장과 집이 1시간 거리다.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서고 있는데도 계속 늦는다”면서 “얼마나 더 일찍 일어나야 할지 모르겠다”고 속상함을 내비쳤다. 또 다른 서울시민은 “예전에는 구간당 소요시간이 2분이었는데 요즘에는 더 길어진 것 같다”면서 “연말 행사와 신년 행사가 많은데 교통이 좋지 않아 벌써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전동열차는 다른 열차보다 운행률이 높다. 그러나 대체인력으로 나섰던 교통대학 학생이 전원 철수할 예정이어서 교통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통대학 측은 지난 15일 밤 9시께 대학생이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전동차의 문에 끼어 80대 노인이 사망하자 학생들을 철수시키기로 한 상태다.

이들 대학생은 필수유지 분야가 아닌 차장으로 현장에 투입돼왔다. 전동열차에는 기관사 1명과 차장 1명이 탑승하는데 이때 차장은 안내 방송과 출입문 개폐 여부 등을 담당한다. 승무원에 해당하는 차장은 과거 5년 이상의 근무경력이 있어야 시험자격이 주어졌지만 자격기준이 과도하다는 내부 지적에 코레일은 이를 완화했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과학수사대가 정확한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과천에 사는 한 시민(89, 여)은 “대체인력으로 투입됐다가 이번에 실수를 저지른 어린 학생은 무슨 죄냐”면서 “정부와 노조가 책임감을 가지고 갈등을 빨리 해결해 더 이상의 희생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전동차 승무원 556명을 대체 인력으로 운영 중이다. 이 중에서 교통대학 학생은 238명이다. 이에 학생이 전원 철수하게 되면 전동차 운행에 타격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날 코레일은 브리핑에서 “기관사를 보조하는 대체인력을 줄일 경우 열차가 운행될 수 없다”면서 “금요일까지는 열차 운영에 대한 변동사항이 없으나 파업이 계속되고 대체인력이 빠져나갈 경우 (운행을) 더 감축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을 제외한 지금까지 대체인력은 서울메트로 31명, 운전기술협회 62명, 운수협회 95명, 군 인력 154명, 퇴직기관사 26명, 협력업체 69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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