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운반범으로 오인 받고
지구 반대편 외딴 섬에 갇힌
한 주부의 영화 같은 실화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평소에는 늘 곁에 있어 가끔은 소중한 줄 모르는 존재가 있다. 바로 가족이다.
멀리 떨어진 곳, 그것도 지구 반대편 외딴 섬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 막막한 곳에서 혼자가 된다면 그 누구보다 가족이 그리울 것이다.
여기 억울하게 지구 반대편에서 옥살이를 하면서 처절하게 가족에게로 돌아가려 했던 여인이 있다. 넉넉하진 않지만 단란한 세 식구, 편히 웃을 수 있는 방 한 칸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방은진 감독 신작 ‘집으로 가는 길’.
데뷔작 ‘오로라 공주’를 통해 그해 한국영화평론가협회 등에서 신인감독상을 거머쥐며 연출력을 인정받은 후 ‘용의자X’로 여성감독 특유의 섬세함을 담아 관객에게 큰 인상을 심은 방 감독의 이번 영화는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영화 같은 실화내용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지난 2004년 10월 30일, 프랑스 오를리 공항에서 마약운반범으로 오인돼 대서양 건너 외딴 섬 마르티니크 감옥에 수감된 평범한 한국인 주부의 실화는 당시에도 자국민 보호에 무심한 외교부와 한국대사관에 대한 논란이 사회이슈가 된 바 있다.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실제 프랑스와 도미니카 공화국을 잇는 로케이션을 진행했고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카리브해’를 스크린에 담았다.
또 극중 ‘정연(전도연 분)’이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감옥에서 수감생활 하는 모습을 담기 위해 프랑스 현지 배우들과 도미니카 공화국에 위치한 나야요 교도소에 수감된 여성 수감자 및 교도관까지 엑스트라로 영화에 출연한다.
전도연은 이번 영화에서 “‘정연’이라는 인물이 외딴 섬 감옥에서 수감생활을 벗어나고자 하는 처절한 몸부림을 보여줘야 하는 중요한 시퀀스였기 때문에 부담이 극도로 치달았다. 또 낯선 나라에서 현지 배우들과 연기해야 한다는 것도 정말 두려웠다. 그러나 그런 감정들이 오히려 ‘정연’의 절망적인 내면을 연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현지 로케이션으로 캐릭터의 감정을 그대로 살리고자 노력한 이번 ‘집으로 가는 길’은 자국민 보호에 무능했던 당시 정부의 모습을 비판하는 듯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방 감독이 이번 영화에서 말하고자하는 것은 ‘가족’이다.
사람이 좋아 결국 사람에게 뒤통수 맞은 남편 ‘종배(고수 분)’ 덕에 가세는 점점 기울고 결국 원석운반이라는 말에 속아 마약을 운반하게 된 ‘정연’이 프랑스 감옥에 갇히게 되면서 극한 상황에서 오로지 의지하고 믿을 수 있는 세상에 유일한 존재는 가족이라는 것을 영화는 일러준다.
억울한 감옥살이도 ‘가족에게 돌아갈’ 희망이 있어 견딜 수 있었던 평범한 한국인 주부 ‘정연’의 처절한 몸부림. 또 아내와 딸의 엄마를 프랑스 감옥에 빼앗긴 어느 가장의 분노가 담긴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은 오는 11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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