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 앙숙 튀르키예… 국경 열고 구호품 전달
반목 있던 그리스·스웨덴·핀란드도 튀르키예 돕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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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져내린 건물 (출처: 안타키아,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평소 앙숙과 같던 국가들마저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에 나서고 있다. 

6일 첫 지진 이후 1891건의 여진이 발생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튀르키예 당국과 시리아 인권단체 등의 집계에 따르면 양국의 지진 사망자는 11일(현지시간) 2만 6000명에 육박했다. 영하의 추위 속에 구조가 여의치 않아 아직 수만명은 실종 상태다.

이에 앙숙 관계나 다름없는 아르메니아는 이날 35년간 굳게 닫혀 있던 튀르키예와의 국경을 열고 구호 물품을 전달했다.

아르메니아 협상 특사인 세르다르 클르츠 전 주미 튀르키예 대사는 SNS에 “100t(톤)에 달하는 식량과 의약품, 물 등을 실은 화물차 5대가 알리칸 국경 지점을 통과했다”고 적었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도 이 소식을 전하며 1988년 이후 처음으로 이날 양국 간 국경이 개방됐다고 설명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아르메니아는 1915~1917년 튀르키예 전신인 오스만 제국이 오스만 제국에 거주하는 약 150만명의 아르메니아인을 살해와 추방으로 숨지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게해 영유권 분쟁 등으로 충돌해오던 그리스도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튀르키예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자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한 뒤 “그리스는 자원을 동원해 즉시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 가입 문제를 두고 튀르키예와 얼굴을 붉힌 스웨덴, 핀란드도 신속 지원에 나섰다.

지진이 발생한 직후 이스라엘도 곧바로 전쟁 중인 시리아에 대한 지원을 결정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텔아비브 인근 병원 행사에 참석해 “시리아 지진 희생자 및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 요청이 들어와 지원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현지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일단 담요와 의약품 등 기본적인 구호 물품을 지원하고, 골란고원 쪽 국경을 개방해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도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이 시리아에 속해 있던 골란고원을 점령한 이후, 양국은 사실상 전쟁 상태를 유지해오고 있다.

미국도 인도적 물품의 원활한 지원을 위해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6개월 미루기로 했다.

#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앙숙 국가 #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지원 국가 #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사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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