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부족 충돌 이유… 50명 체포
오스트리아‧독일 구조작업 일시 중단
동일본 대지진 사망자 수 훌쩍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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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키아=연합뉴스) 9일 오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일대에 발생한 지진으로 건물들이 무너져 있다. 2023.2.9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으로 2만 8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튀르키예 남부에서 파벌 간 무력충돌로 구조작업이 일시 중단되는 등 구조 활동이 차질을 빚었다는 외신 보도가 12일(현지시간) 나왔다.

영국 BBC는 이날 현지 언론과 로이터통신 등을 인용해 “독일과 오스트리아 구조대는 하타이 지역에서 파벌 간 집단충돌로 토요일 구조 작업을 중단했다”며 “식량 등 생필품이 점점 부족해지자 파벌 간 무장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현재 파벌 간 충돌로 거의 50명이 체포됐으며 여러 총기가 압수됐다”면서 “레제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법을 어기는 사람을 처벌하기 위해 비상 권한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피에르 쿠겔바이스 오스트리아군 대변인은 “토요일 일찍 히타이 지방에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그룹 간의 충돌로 인해 수십 명의 구조대원이 다른 국제기구 요원들과 함께 베이스캠프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튀르키예에서 파벌 간 공격이 급증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오스트리아 국방부는 “구조 활동을 중단한지 몇 시간 뒤 튀르키예군이 보호를 위해 개입했고 구조 작업이 재개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BBC에 따르면 독일 구조대도 보안 문제를 이유로 구조 작전을 중단했다. 독일 구조대 대변인 스테판 하이네는 “서로 다른 파벌 간의 충돌에 대한 보고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으며 총격도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식량, 물, 희망이 점점 부족해짐에 따라 파벌간 충돌이 발생하고 있고 앞으로 보안이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우리는 안보 상황 전개를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독일 구조대는 “튀르키예 당국이 상황이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즉시 구조작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의 안보 불안까지 겹치는 가운데 푸아트 옥타이 튀르키예 부통령은 “토요일 튀르키예의 사망자 수가 2만 4617명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리아의 사망자 수가 3500명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2만 8000명을 넘어선 수치다.

이번 지진 사망자는 이미 2011년 동일본 대지진(1만 8500명)을 넘어섰고, 2003년 이란 대지진(3만 1000명) 보다는 3000여명 적다. 그러나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고 이마저 넘어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사망자가 끝없이 나오면서 사망자 예측 수치도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새 보고서를 통해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명을 넘길 확률은 24%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틀 전(14%)보다 10%p 뛰었다.

지진 직후 최초 보고서에서는 10만명 이상 확률이 0%였다. 사망자가 1만∼10만명일 확률도 30%에서 35%로 올려 잡았다. USGS는 이번 지진에 따른 튀르키예의 경제적 손실 추정 규모도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6%에서 10%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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