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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월드와치리스트 순위. 박해가 가장 심한 나라는 북한이었다. (출처:오픈도어선교회)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기독교 신앙의 정체성을 이유로 살해 등 박해를 받는 전 세계 인구가 올 초 현재까지 36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해가 가장 심한 나라는 북한이었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오픈도어)와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지난 18일 서울 동작구 KWMA 세미나실에서 발표한 ‘2023 월드와치리스트전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1101일부터 2022930일까지 1년여간 전 세계 박해를 받는 기독교인은 총 359431300명으로 파악됐다.

이 규모는 전 세계 기독교인 7명 중 1명 이상이 국가에서 박해를 받으며 살고 있다는 뜻이다. 이를 국가별로 나눠보면 아시아가 특히 비율이 높다. 아시아는 5명 중 2명이, 아프리카는 5명 중 1, 라틴 아메리카는 15명 중 1명이 박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기독교 박해는 심화하고 있다. 오픈도어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전 세계 기독교인 중 6000여명이 기독교 신앙의 정체성 때문에 살해를 당했다. 이는 전년도 5621명에 비해 소폭 감소했으나, 신앙을 이유로 납치당한 사례는 전년도 3839명에서 5259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박해는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보여진다. 뿐만 아니라 교회를 향한 공격이나 피해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해는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겪는 모든 종류의 적대적 경험을 말한다. 오픈도어는 WWL은 개인의 삶과 지역사회, 국가, 교회 생활 등 5가지 범주에서 발생한 억압 정도를 숫자로 계량화해 순위로 표시하고 폭력이나 살인, 성폭력, 방화 등과 같은 사건을 추적하는 방법으로 박해지수를 가늠하는 방식을 사용해 조사한다고 밝혔다.

오픈도어는 매년 조사에서 가장 박해가 심한 국가 순위를 매기는데, 북한은 오픈도어 조사가 시작된 2014111일부터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 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북한(98)이 1위, 2위가 소말리아(92), 3위 예멘(89), 4위 에리트레아(89), 5위 리비아(88), 6위 나이지리아(88), 7위 파키스탄(86), 8위 이란(86), 9위 아프가니스탄(84), 10위 수단(83) 등의 순이었다.

북한 내 박해 지수가 상승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가 강화되면서다.

오픈도어는 북한이 코로나 방역수칙과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근거로 한 소탕작전과 단속을 더욱 강화했다이 때문에 지하교회 성도들이 더욱 가혹한 위협과 처벌의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은 외부에서 유입된 영상 책자 등의 소지 및 배포를 금한다. 이를 어길 시 북한 형법에 언급된 형량보다 1~2단계 높은 수준의 처벌을 받는다.

또 지난해 박해 순위 1순위였던 아프가니스탄이 9위로 떨어진 점이 주목됐다. 하지만 박해 상황이 호전된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오픈도어 관계자는 “2021년 탈레반 집권 이후 발각된 기독교인들은 정부에 의해 처형되거나 난민이 되거나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탈레반은 이후 남은 소수의 기독교인을 색출하기보다 반대파 혹은 전 정부와 연계된 인원을 근절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독교 박해가 심각한 또 다른 지역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SSA)다. 나이지리아(7)에서 종교로 인해 촉발된 폭력이 부르키나 파소(23), 카메룬(45), 말리(17), 니제르(28)와 같은 국가의 기독교인들을 겨냥해 급속도로 지역을 휩쓸며 큰 인명 피해에 직면하고 있다.

지하디스트의 확장 조짐은 모잠비크(32), 콩고(37)와 다른 나라에도 분명하게 보이고 있다.

이슬람 무장세력들의 기독교에 대한 폭력은 가장 심각한 곳은 나이지리아였다. 종교적 동기에 의한 살인은 지난해 4650건에 비해 5014건으로 늘어났고, 이는 전 세계 총 건수의 89%에 해당한다.

수십만명이 국내 강제 이주를 당하거나 난민이 됐고, 계속해서 늘어나는 이슬람화는 많은 기독교인들의 일상생활에 극심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IT 기술을 활용한 기독교 박해가 확대되고 있다오픈도어는 중국이 보편적인 기준과 종교적 자유를 떠나 인권을 재정의하고자 하는 국가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오픈도어는 중국 내 기독교인들은 말썽꾼혹은 테러리스트로 규정 받는 등 박해를 당하고 있으며 체포와 교회 철거, 교회 등록 취소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교회의 인터넷 사용에 관한 전면적인 새로운 규정을 가해 1억명에 가까운 기독교인들의 자유를 억압했고, 베이징은 기독교인과 다른 종교 단체에 대한 통제를 단계적으로 증가시키기 위해 더 많은 검열, 허위정보, 지나친 감시를 시행했다고 덧붙였다. 

중동 국가 중에는 이집트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이에 대한 국가적 박해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등 몇몇 국가에서는 기독교에 대한 관용을 추진하고 있다고 오픈도어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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