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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탑승객으로 붐비고 있다. ⓒ천지일보 2022.12.29

하루 신규 100만명 확진되자 

‘제로 코로나’ 사실상 폐기

중국은 오히려 ‘빗장 해제’

 

중국발 확진 비중 1%→14%

“대유행 뒤엔 항상 새 변이”

방역당국, 입국 규제 나서나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집하다 최근 방역 완화를 선포한 중국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이에 그 여파가 우리나라로까지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최악의 경우 치명률과 면역 회피율이 동시에 높은 새 변이가 출현한다면 이전에 확산했던 그 어떤 변이보다 국내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방역당국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강화 방침을 발표하기로 했다.

2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 유입 확진자 1750명 중 중국발 확진자는 19명(1.1%)이었으나, 이달 들어 지난 27일까지 1777명 중 253명(14.2%)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이는 이달 초 코로나19 방역 완화 조치를 내린 중국에서 확진자가 대폭 늘면서 이에 따라 국내 유입 확진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앞으로 중국발 확진자가 더 늘어나면서 새로운 변이가 발생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해외 입국자 시설 격리를 내달 8일부터 폐지하고 자국민에 대한 일반 여권 발급도 점진적으로 정상화할 방침이다.

이달 1~20일까지 중국 내 감염자는 전체 인구의 17.56%인 2억 480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를 감안하면 앞으로 확산세에 대한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엄중식 가천의대 감염내과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지금대로라면 중국 인구 절반이 3개월 사이에 감염될 가능성이 큰데 앞으로 사망자가 600~700만명 가까이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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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근 세계 여러 나라가 중국발 여행객에게 코로나19 검사 음성 결과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입국 규제 강화를 하고 있는 가운데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방역복을 착용한 중국인 여행객이 이동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중국의 해외여행 규제 완화에 따른 검역 강화 대책을 논의해 30일 발표할 예정이다. ⓒ천지일보 2022.12.29

문제는 확진자가 폭증하는 만큼 오미크론을 넘어 새로운 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전까지 인류에 큰 타격을 입힌 코로나19 변이는 대유행을 겪은 뒤 나타난 공통점이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큰 유행이 있은 다음 알파 변이, 인도에서 대유행이 생긴 다음 델타 변이가 생겨났다. 그다음 나타난 오미크론도 남아프리카에서 큰 유행이 생긴 다음에 발생했다. 엄 교수는 “현재 중국처럼 단기간 내에 아주 큰 유행을 겪으면 새로운 변이가 나올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미 오미크론의 뒤를 이은 ‘파이(π)’ 변이 출현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번 대유행에 감염된 중국인들이 다양한 증세를 보이면서다. 계속 눈물이 나 눈이 퉁퉁 붓거나 혓바닥이 새카맣게 변색이 되는 사례뿐 아니라 고열과 인후통의 기존 오미크론 증상 등 14억명이라는 인구만큼 증상도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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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톈진에 거주하는 한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혀가 검게 변했다고 주장했다. (유튜브 캡처)

이런 상황에서 면역력 무력화뿐 아니라 치명률까지 기존 변이보다 강한 것이 나타나면 ‘팬데믹 종식’은 더 늦춰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전 주요 변이가 국내와 가깝지 않은 거리에 있어 발생해 이를 대비할 수 있었던 시간이 충분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우리나라와 근접한 중국이라 파이 변이가 출현할 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우려가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제로 코로나로 면역력이 잘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파하면서 빠르게 복제하는 과정에서 변이 유전자가 축적돼 새로운 주요변이가 나올 수 있다”며 “국내에 이미 들어와 있을 수도 있다. 중국 우한에서 처음으로 국내에 들어와 대유행을 일으켰던 악몽이 떠오른다”고 우려했다. 다만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더라도 오미크론 하위 변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방역당국은 30일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를 소집해 전문가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중국 대상 방역 대책을 발표한다. 현재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와 최근 중국을 경유한 이들을 대상으로 입국 후 신속항원검사를 받게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국 후 PCR(유전자증폭) 검사 음성확인서 제출도 의무화할 가능성이 크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다양한 방역 강화 방안을 관계부처 논의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30일 열리는 중대본을 통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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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탑승객으로 붐비고 있다. ⓒ천지일보 2022.12.29

#오미크론 #코로나 #변이 #대유행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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