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신규 100만명 확진되자
‘제로 코로나’ 사실상 폐기
중국은 오히려 ‘빗장 해제’
중국발 확진 비중 1%→14%
“대유행 뒤엔 항상 새 변이”
방역당국, 입국 규제 나서나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집하다 최근 방역 완화를 선포한 중국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이에 그 여파가 우리나라로까지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최악의 경우 치명률과 면역 회피율이 동시에 높은 새 변이가 출현한다면 이전에 확산했던 그 어떤 변이보다 국내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방역당국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강화 방침을 발표하기로 했다.
2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 유입 확진자 1750명 중 중국발 확진자는 19명(1.1%)이었으나, 이달 들어 지난 27일까지 1777명 중 253명(14.2%)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이는 이달 초 코로나19 방역 완화 조치를 내린 중국에서 확진자가 대폭 늘면서 이에 따라 국내 유입 확진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앞으로 중국발 확진자가 더 늘어나면서 새로운 변이가 발생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해외 입국자 시설 격리를 내달 8일부터 폐지하고 자국민에 대한 일반 여권 발급도 점진적으로 정상화할 방침이다.
이달 1~20일까지 중국 내 감염자는 전체 인구의 17.56%인 2억 480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를 감안하면 앞으로 확산세에 대한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엄중식 가천의대 감염내과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지금대로라면 중국 인구 절반이 3개월 사이에 감염될 가능성이 큰데 앞으로 사망자가 600~700만명 가까이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확진자가 폭증하는 만큼 오미크론을 넘어 새로운 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전까지 인류에 큰 타격을 입힌 코로나19 변이는 대유행을 겪은 뒤 나타난 공통점이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큰 유행이 있은 다음 알파 변이, 인도에서 대유행이 생긴 다음 델타 변이가 생겨났다. 그다음 나타난 오미크론도 남아프리카에서 큰 유행이 생긴 다음에 발생했다. 엄 교수는 “현재 중국처럼 단기간 내에 아주 큰 유행을 겪으면 새로운 변이가 나올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미 오미크론의 뒤를 이은 ‘파이(π)’ 변이 출현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번 대유행에 감염된 중국인들이 다양한 증세를 보이면서다. 계속 눈물이 나 눈이 퉁퉁 붓거나 혓바닥이 새카맣게 변색이 되는 사례뿐 아니라 고열과 인후통의 기존 오미크론 증상 등 14억명이라는 인구만큼 증상도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면역력 무력화뿐 아니라 치명률까지 기존 변이보다 강한 것이 나타나면 ‘팬데믹 종식’은 더 늦춰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전 주요 변이가 국내와 가깝지 않은 거리에 있어 발생해 이를 대비할 수 있었던 시간이 충분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우리나라와 근접한 중국이라 파이 변이가 출현할 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우려가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제로 코로나로 면역력이 잘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파하면서 빠르게 복제하는 과정에서 변이 유전자가 축적돼 새로운 주요변이가 나올 수 있다”며 “국내에 이미 들어와 있을 수도 있다. 중국 우한에서 처음으로 국내에 들어와 대유행을 일으켰던 악몽이 떠오른다”고 우려했다. 다만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더라도 오미크론 하위 변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방역당국은 30일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를 소집해 전문가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중국 대상 방역 대책을 발표한다. 현재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와 최근 중국을 경유한 이들을 대상으로 입국 후 신속항원검사를 받게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국 후 PCR(유전자증폭) 검사 음성확인서 제출도 의무화할 가능성이 크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다양한 방역 강화 방안을 관계부처 논의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30일 열리는 중대본을 통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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