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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면 천지일보 대표이사

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그의 저서를 통해 인류 역사를 한마디로 도전과 응전이라 정의했다. 이는 어쩌면 토인비의 생각을 넘어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 걸어온 자연발생적 현상이라고도 봐진다. 다시 말해 개인과 사회와 국가와 지역과 인류가 살고 또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며 처절한 몸부림의 연속이며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수단과 몸부림이 작게는 다툼이며 크게는 패권 싸움이며 오늘날 동서 냉전을 넘어 신냉전 시대까지 이어져 왔다면 무리한 진단은 아닐 것 같다.

이와 같은 인류사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지정학적 측면에서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척박하고 가혹한 환경을 가진 쪽은 보다 좋은 환경을 차지하고 싶어 할 것이니 이는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토인비가 강조한 도전과 응전은 바로 이 같은 인간 내지 인류의 가장 근본적이면서 생태적 본능과 본질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다.

결국 지리적 요건이 삶과 문명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체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한 요체가 바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반도(半島)다.

반도 국가는 대륙과 해양을 잇는 교량적 역할을 하는 아주 주요한 위치에 놓여 있으므로 요충지또는 교두보라 불리며, 주변 국가 내지 세력으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를테면 대륙은 해양으로, 해양세력은 대륙으로 진출하는 것이 각기 처한 자연적 환경을 극복하는 과제며 목표로 설정되기 때문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표적 반도가 바로 발칸 반도, 스칸디나비아 반도, 아라비아 반도, 크림 반도, 한반도 등이며, 언급한 대로 이 같은 반도 국가는 뒤()로는 대륙을 이고 있으며, 앞과 옆엔 삼면이 바다로 돼 있다. , 대륙과 해양을 함께 두고 있으니 척박한 환경과 상반되는 좋은 환경을 가진 나라라고 보는 게 어쩌면 지극히 당연하다.

인류 역사를 통해 확인된 것은 이 같은 반도 국가의 긍정적 요소가 결과적으로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해 왔음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반도 국가의 운명이 토인비가 주장해 온 도전과 응전의 굴레 속에서 이어올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가혹하고 척박한 환경은 좋은 환경을 열망할 수밖에 없으니 인간 내지 인류의 근본적 속성에서 비롯된다.

물론 이러한 인간의 불편한 속성을 예방하기 위해 수많은 약속과 조약과 협약 등이 인류사와 함께 있어 왔지만 단 한 번도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으니 오늘날까지 지구촌은 다툼과 분쟁과 전쟁의 연속이며 그 결과 오늘날 모두가 목도하는 아비규환이 된 지구촌의 현주소다.

그 아비규환의 대표적 현장이 바로 우크라이나의 전쟁이며 전쟁터다.

그곳엔 바로 동토의 왕국 러시아의 운명과 같고 생명줄과 같은 크림반도가 있다. 이 크림반도가 바로 대륙으로 에워 쌓인 러시아의 입장에선 해양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며 목줄이며 생명줄인 것이다.

1853, 나이팅게일을 낳았던 크림전쟁이 바로 이 같은 연유에서 발생한 대표적 전쟁이며, 오늘의 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그 연장선에서 발발한 것이며 나아가 동서 패권 전쟁이며 신 냉전구도를 더욱 굳게 갖춰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럽의 발칸반도 등의 역사 또한 지정학적으로 대륙과 해양세력의 등쌀에 한시도 편안할 날이 없었던 오욕의 땅이며 역사였다.

이제 정작 알아야 할 것은 우리 민족과 함께했고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우리 삶의 터전 한반도(韓半島).

동방(東方)의 대한민국, 바로 한반도 역시 그 어느 반도보다도 아픈 치욕과 오욕의 역사를 가졌으니 결코 잊어선 안 될 교훈이다.

너무도 깊고 아픈 상처를 가져야 했던 이유가 지금까지 설명했던 대로 한반도가 가지고 있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라는 점이다.

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으니 바로 우리 민족과 함께한 오욕의 역사다.

용산(龍山), 이 용산은 고려 몽고군이 침략한 후 그들의 주둔지가 있던 곳이며, 청나라와 일본 그리고 오늘의 미군에 이르기까지 외국군대(이방군대)가 주둔한 거점이다.

여기서 절대 간과해선 안 될 것은 외세침략과 그들의 주둔기지를 말하기 전에 먼저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될 진실 하나가 있다.

외세 말발굽 소리를 들어야 했던 이유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라고만 치부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외세의 침략엔 침략의 빌미 곧 조정의 부패가 원인이 됐다는 진실이다. ‘내부의 부패는 곧 외세의 침략이라는 공식을 만들었고, 나아가 진리가 됐으며, ‘내우외환(內憂外患)’이라는 말을 만들게 됐다.

청와대(경복궁) 자리는 굳이 풍수지리적 고찰이 아니더라도 고려시대부터 왕궁터로 여겨왔다. 왕궁터의 입지조건으로 필요했던 지역이 바로 용산이다. , 용산은 경복궁 왕궁터의 안산이며, 앞에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통해 모든 문물이 드나드는 길지며 혈지로서 마치 생기와 같은 역할을 하는 급소(急所)나 다름없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그 혈지엔 늘 외세가 진을 치고 똬리를 틀고 혈맥을 막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이, 역사적으로 경복궁이 감내(堪耐)해야 했던 내우외환의 역사, 그 끝판왕이 바로 조선을 침략한 조선총독부와 총독의 관사 곧 청와대라면 더 무엇을 말할 게 있을까.

지난 문재인 대통령 외 역대 대통령들이 청와대를 옮기고자 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을 게다. 하지만 한번 들어가면 마치 권좌에 오른 듯 나오기 싫은 곳이 바로 그곳(청와대)이었던 게 분명해 보인다.

권불십년(權不十年)도 아닌 권불오년이 그리 소중했던 것이다.

금번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잘한 게 있다면 바로 대통령실 용산 이전이 아닌가 싶다. 이 결단은 한 사람의 결단을 넘어 섭리 가운데 있어진 시대적 명령이 아닐까 싶다.

용산 이전의 의미는 단순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이 다가 아니다. 긴긴 세월 우리의 기()를 누르고 있던 혈지를 되찾은 것이며, 외세 곧 식민사관(植民史觀)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니, 영토적 정신적 독립이며 진정한 회복이라 하지 아니할 수 없다.

이는 비로소 정통적 자주권을 되찾은 의미심장한 결행이었음을 밝히는 바이다.

이제 한반도는 외세가 호시탐탐 노리는 오욕의 땅도 침략의 대상도 아닌 오대양 육대주 곧 유라시아와 해양을 주름잡으며 위력(威力)이 아닌 평화(平和)로 온 지구촌을 다스릴 신 맹주로 자리매김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대통령실 이전은 획기적인 사건이며, 역사는 한반도의 신 미래를 열어 준 상징적 인물로 제 20대 윤석열 대통령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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