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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진단검사. ⓒ천지일보DB

신규 확진자 수 7만명대에도

접종 저조로 300만분 버릴 판

올 코로나 사망자, 독감 100배

“감기와 비교 안돼… 접종해야”

[천지일보=최혜인·홍보영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예방접종은 저조해 백신 수백만회분이 연내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정부가 ‘코로나19 7차 유행’을 공식화하고 방역당국이 하루 최다 20만명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한 상황임에도 백신 접종률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16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6만 6587명을 기록했다. 전날에는 두 달 만에 신규 확진 수가 7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기간을 넓혀보면 주간 신규 확진자는 전주 대비 15.8% 증가한 34만 4262명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1주 전 6만 2468명보다 4119명 늘었다. 수요일(발표일) 기준으로는 지난 9월 14일(9만 3949명) 이후 9주 만에 최대치다.

이로써 국내 총 확진자는 2635만 7464명(해외유입 7만 601명)으로 이미 한달 전에 국민 절반이 코로나에 감염됐거나 감염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유행 규모가 연속으로 증가하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나자 코로나19 준-중환자 병상 여력도 빠르게 줄고 있다.

질병관리청장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확진자·위중증 환자·사망자, 재감염 비율 등 모든 방역지표가 1주 전 대비 나빠지는 양상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수도권의 준-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1주 전 37.9%에서 50.1%로 급상승했다. 일반적으로 병상 가동률은 80%를 넘기면 사실상의 포화 상태로 본다.

게다가 자연면역으로 유행에 대응할 수 있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백신 접종률도 바닥을 맴돌고 있다. 동절기 추가 접종 시행이 1개월을 넘겼지만 접종률은 전체 인구 대비 4.8%에 불과하다. 반드시 접종이 필요한 감염 취약시설과 60세 이상 고령층 접종률도 각각 13.1%, 14.7%로 저조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독감은 환자 한 사람이 2~3명을 감염시키지만 코로나는 한 사람이 15명 이상을 감염시킨다. 코로나는 독감보다 훨씬 무서운 감염병”이라며 “65세 이상 겨울철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13%밖에 되지 않는 현실이 놀랍다. 앞선 4차 접종률인 60.6% 이상은 반드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 이전 2010~2019년 독감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는 210명인데 코로나 사망자는 올해 약 2만 4000여명으로 100배가 넘는다”며 “백신 접종률을 올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현상이 확산하면서 초기 오미크론 대응을 위해 사놓은 백신들도 무더기로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 중앙백신물류센터가 보유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은 약 2900만회분이다. 이 백신 중 연내 유효기간이 도래하는 백신만 300만회분에 달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는 백신 2억 9000만회분의 물량을 확보하고 이 중 1억 5000만회분가량을 도입했다. 여기 소요된 예산만 6조 2000억원에 달한다. 연내 폐기 위기에 처한 백신 300만회분의 가치만도 1200억원에 이른다. 대부분 기존 사용했던 단가 백신으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인 화이자 백신이다.

정부와 방역당국은 코로나 백신의 경우 충분한 물량 확보가 중요한 데다 수요의 변동성이 큰 관계로 백신 폐기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여유 물량을 관리하기 위해 범부처TF를 구성, 해외 공여 등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들도 인구의 3배 이상의 물량을 선구매하고 미활용 물량을 폐기하는 점을 들어 “변이 등에 대비한 신규 백신을 지속 도입하고 있으나 비교적 유효기간이 짧으므로 일부 백신의 폐기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도 “3차 접종 이후 면역력이 많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기존 백신은 오미크론 변이에는 면역 효과가 떨어진다”며 “효과가 향상된 개량 백신을 접종하는 게 재감염 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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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접종. ⓒ천지일보DB

#코로나 #7차 유행 #백신 #오미크론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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