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대전교구. 박주환 신부 사제 권한 박탈
“부적절 언행 많은 분께 상처 단호한 결정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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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천주교계 신부들이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란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연이틀 논란이 되고 있다.  (왼쪽부터) 사진은 천주교 박주환 신부의 페이스북 캡처본. (출처:페이스북)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란다는 취지의 글을 온라인을 통해 주장한 현직 가톨릭 신부들의 발언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대한성공회는 소속 신부의 사제직을 즉각 박탈하고 천주교 대전교구는 대국민 사과문을 내놓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보수 진영 종교·정치계까지 비판에 가세하며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양상이다

◆ 천주교 대전교구, 尹전용기 추락 기원 박주환 신부 정직 처분

15일 천주교 대전교구는 해외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전용기에서 추락하는 모습이 담긴 합성 사진을 올려 논란을 일으킨 교구 소속 박주환 신부와 관련 15일 박 신부를 정직 처리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종수 천주교 대전교구장은 이날 대전교구 홈페이지에 대국민 사과문을 올리고 박 신부가 언급한 부적절한 언행과 관련, 많은 분이 받았을 상처와 충격에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교구 소속 박 신부에 대해 성무 집행정지 명령을 했다고 밝혔다.

성무 집행정지는 가톨릭교회 성직자에게 주어지는 징계로 이를 받은 성직자는 신부 자격은 유지하되 미사나 고해성사 등 사제의 권한과 임무를 박탈당한다.

아울러 천주교 대전교구는 이날 인사발령을 통해 박 신부를 정직 처분하고 건양대학교병원 사무 신부직도 박탈했다.

특히 박 신부의 입장이 교회의 공적 입장이 아님을 강조하며 박 신부가 무릎을 꿇고 교회와 국민들께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고백했다. 이후 박 신부의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며 보다 단호한 결정을 내리겠다며 다시 한번 교구민들과 신자분들, 모든 국민께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박 신부는 최근 자신의 SNS에 대통령 전용기에서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떨어지는 모습을 합성한 이미지에 기체 결함으로 인한 단순 사고였을 뿐 누구 탓도 아닙니다” “비나이다~비나이다~” 등의 글을 덧붙여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이를 항의하는 댓글에 박 신부가 거부한다는 뜻의 반사라는 답글을 달아 논란이 커졌다.

그는 11일에도 이태원 참사에 대해 경찰 분들!!! 윤석열과 국짐당이 여러분의 동료를 죽인 것입니다. 여러분들에게 무기고가 있음을 잊지 마십시오라는 글을 올리고, 또 과거 윤 대통령 퇴진 집회 등에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박 신부는 모든 SNS 계정을 닫았다.

전날에는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란다는 취지로 대한성공회 김규돈 전 신부가 올린 글이 알려져 국민적 분노를 일으켰다.

김 신부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제17차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한 말을 언급하며 암담하기만 하다며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란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그는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온 국민이 추락을 위한 염원을 모았으면 좋겠다인터넷 강국에 사는 우리가 일시 정해서 동시에 양심 모으면 하늘의 별자리도 움직이지 않을까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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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돈 신부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삭제된 글. (출처:페이스북)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김 신부는 페이스북에 나만 보기라는 좋은 장치를 발견하고, 요 근래 일기장처럼 글을 쓰기 시작했다. 가끔은 일기처럼 쓴 글이 전체 글로 돼 있다저의 사용 미숙이다.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비난은 쇄도했고 대한성공회 대전교구 측은 14일 김 신부에 대한 면직 처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낙준 교구장은 상처받은 모든 영혼에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는 입장문을 내고 어떻게 생명을 존중해야 할 사제가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고 해 수많은 사람이 타고 있는 전용기 추락을 염원할 수 있겠나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한 처사이며 하느님의 참된 가르침을 알지 못하는 무지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제의 직분을 가진 상태에서 여러 국민들과 교구에 씻을 수 없는 분노와 상처, 분란을 야기시키는 사제는 마땅히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제직 박탈 결정을 했다고 전했다.

◆ 한교연 소름이 끼칠 정도” 주호영 과연 성직자가 맞나

보수 개신교 단체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은 성명을 통해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단순히 정치적 견해를 뛰어넘어 섬뜩한 살기를 담은 표현이라며 신분이 성직자라 하더라도 누구든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드러낼 자유는 있다. 그러나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대통령이 탄 전용기가 추락하길 염원한다는 등의 표현은 충격적이다 못해 소름이 끼칠 정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현 정권이 마음에 안 들고 적대적인 입장이라 한들 과연 이게 성직자의 머리와 가슴, 입에서 나올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 당시 보수단체 목회자가 대통령을 향해 욕설을 퍼부은 일로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이단 관련 연구에 착수, 총회에서 집회 참석 금지 등을 결의한 것처럼 김 신부에 대해서도 똑같은 잣대로 취급해야 할 것이라며 성공회 신부의 저주성 글이 선택적 분노조절 장애의 증상이라면 적절한 치료가 있길 바라며 만약 그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사고에 의한 것이었다면 최소한 성직자라는 신분을 내려놓고 정치인으로 살아갈 것을 권고하고 싶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 정치권에서도 잇따라 분노의 목소리가 나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15악담과 저주의 언어를 공공연히 드러내는 그들이 과연 성직자가 맞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다. 성직자인 신부들이 그랬다는 게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종교인들이 사랑과 화해 대신 증오와 반목을 부르짖는 사회는 깊게 병든 사회다. 극단적 분열의 정치가 소수 종교인의 일탈에 한몫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저도 자성해본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원래 종교인은 속세에 깊이 관여 안 하는 게 원칙이라며 신부인지 3류 정치인인지라는 비판을 적었다. 홍 시장은 이어 정교분리 원칙은 헌법에도 명시돼 있는데 해도 해도 너무한다그렇게 대통령을 저주해서 그 신부에게 관종(관심종자·관심받고 싶은 사람) 외 무엇이 남을까. 그렇게 하고도 예수님 모시는 목자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진보 성향의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도심에서 연 미사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5명의 실명을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정의구현사제단은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인근에서 14일 저녁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미사를 열었다.

정의구현사제단은 성명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초기부터 상식에서 한참 벗어난 기이한 행실과 국정 운영으로 경제, 외교, 안보 등 국정 전반에서 나라를 위기로 온 국민을 궁지에 빠뜨리고 있는 잘못들 때문이겠지만 사제들은 한사코 사람의 사람다움을 부정하려 드는 그의 목석같은 무정과 비정을 가장 무거운 죄로 여긴다예견된 재난을 대비하지도 않았으며 참극 직전의 상황을 호소하였지만, 혈세로 호의호식하는 벼슬아치들은 무슨 일인지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현 정권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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