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우려에 “남이 주는 것 안 받아”
10만명 인파에 쓰레기 투기 문제
경찰, 불법촬영·마약 가능성에 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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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핼러윈 데이를 이틀 앞둔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2.10.29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코로나19가 아예 없어진 건 아니지만, 3년 만에 맞이하는 핼러윈 축제라 엄청 설레요.”

코로나19 3년 만에 ‘야외 노마스크’ 핼러윈 데이 주말을 맞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는 저승사자부터 스파이더맨, 마녀 등 형형색색의 복장을 갖춘 인파로 가득했다. 특히 방역지침 완화로 거리 곳곳에서 마스크를 벗고 페이스페인팅을 받거나 얼굴을 온전히 드러내고 사진을 촬영하는 시민들도 볼 수 있었다. 인근 상인들은 영업 제한시간 완화와 실외마스크 해제 등으로 몰려드는 사람들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다만 오는 12월부터 코로나19가 재유행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야외 노마스크 핼러윈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개방된 지역이지만 인구가 밀집된 만큼 전염성이 신경 쓰인다는 이유에서다.

가족과 함께 축제를 둘러보러 온 이미미(36, 서울 강남구)씨는 “3년 만에 축제에 다시 오게 돼서 너무 좋다. 특히 남편과 결혼하고 와서 더욱 새롭다”며 “코로나19가 안심되는 건 아니다. 사람이 많아서 마스크 착용이 필수는 아니라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독특한 분장을 한 사람을 찾아 사진을 찍으러 다니던 이우석(29, 서울 영등포구)씨는 “예전에는 이렇게 인파가 많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축제가 한동안 안 열렸기 때문에 그런지 올해는 유독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마스크를 안 쓴 사람들이 많은데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나지 않는 걸 생각하면 과하게 (경각심이) 풀어진 건 아닌가 걱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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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핼러윈데이를 이틀 앞둔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에서 특이한 분장을 한 시민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0.29

이날 오후 5시부터 이태원 거리는 가게 오픈을 기다리는 사람들부터 상처, 기괴한 모양 등을 그려주는 거리 아티스트들에게 분장을 받으려는 사람들까지 거리가 빼곡했다. 해가 지고 난 이후부턴 더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태원역 1번과 2번 출구 근처에는 경찰 추산 10만명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이동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을 의식해서인지 축제 중에는 소품용 피를 약간 묻힌 축제용 마스크를 판매하는 상인들도 볼 수 있었다. 

최근 늘어나는 마약 유통 확산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근 관세청이 사탕과 젤리 형태의 마약을 다수 적발하면서 이슈가 되자 시민들도 축제에서 타인이 주는 것들은 받지 않거나 모아서 버리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실제로 이날 축제에서는 인형탈 등 얼굴이 노출되지 않는 복장을 하고 사람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는 시민들도 볼 수 있었지만 이를 먹지 않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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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핼러윈 데이를 이틀 앞둔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2.10.29

맥도날드 삐에로 옷을 입고 야외에서 친구들과 식사하던 정재민(25, 경기 광주)씨는 “얼핏 축제 때 마약이 돈다는 얘기를 들었었다”며 “원래도 남이 주는 걸 잘 받지 않지만 이번엔 특히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연인과 함께 핼러윈 분장을 받으러 온 김준(27, 인천 미추홀구)씨는 “SNS에서 관련 이슈를 접했다. 오늘 축제를 다니는 동안 아직 특별히 뭘 받지는 않았다”며 “그래도 혹시나 사탕 등을 받게 된다면 귀가 때 모아서 버리려 한다”고 말했다.

축제 간 거리에 무분별하게 쓰레기가 투기된 부분에 불편을 드러낸 시민도 있었다. 미스코리아 드레스를 입은 방진아(28, 서울 강서구)씨는 “옷을 잘못 입고 온 것 같다. 거리에 담배  꽁초나 가래 등 쓰레기가 많아 옷자락에 묻을 것 같다”며 “많이 번거롭지만 사람이 많아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축제를 즐기려면 좀 참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핼러윈 기간 200명이 넘는 경찰을 이태원 일대에 배치하고 이태원과 인접한 지구대와 파출소의 야간 순찰팀 인력을 평소보다 1.5배 증원했다. 과거 핼러윈 기간에 이태원파출소에 접수되는 신고 건수가 평소보다 약 2배 증가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주말 간 이태원관광특구를 중심으로 매일 약 10만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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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핼러윈 데이를 이틀 앞둔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2.10.29

#핼러윈 #이태원 #사탕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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