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 강했지만 피해 신고는 적어
강원, 수도권서도 지진 감지 신고
학생들 대피 소동에 열차 서행도
행안부, 오전 ‘중대본 1단계’ 가동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건물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29일 오전 충북 괴산군 북동쪽 11km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4.1의 지진으로 충북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유감신고(지진을 느꼈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충북에서는 “이런 흔들림은 처음”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전국서 진동 느껴…이날 정오 기준 피해신고 無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7분쯤 충북 괴산군 북동쪽 11㎞ 지역에서 규모 3.5과 4.1의 지진이 두 차례 발생했다. 이번 지진의 최대 진도는 5로, 흔들림 정도를 구분하는 계기 진도 5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과 창문이 깨지기도 하며 불안정한 물체가 넘어지는 수준’이다. 국내에서 가장 강했던 지진은 2016년 9월 규모 5.8의 경북 경주, 2017년 11월 규모 5.4의 포항 지진 등이다.
이번 지진은 올해 국내에서 관측된 지진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충청을 비롯해 수도권과 강원까지 강한 진동이 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정오까지 접수된 유감신고는 충북(44건)이 대부분이 이었지만, 경기(10건), 경북(7건), 강원(3건), 경남(1건)에서도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가 접수되는 등 전국에서 진동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인명 피해나 건물 붕괴, 재산 피해 등 피해는 아직까지(정오 기준) 접수되지 않았다. 다만 괴산군 일부 지역에서 낙석 신고가 들어와 소방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은 1978년 계기 관측을 시작한 이래 이번 지진이 역대 규모로는 38번째 강한 지진이라고 밝혔다. 한반도에서는 1999년부터 작년까지 20년간 규모 4.0 이상 지진이 연평균 1.2회 일어났다. 규모 4.0 이상을 포함한 규모 2.0 이상 지진 연평균 발생 횟수는 70.6회로 집계된다.
기상청은 진앙지 분석 등을 통해 지진 발생 원인에 대해 정밀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한반도 내륙을 지나는 주요 단층 가운데 하나인 ‘옥천단층(옥천습곡대)’과 연관성을 제기하기도 하나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단층과 이번 지진이 발생한 곳은 거리도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옥천단층은 강원 남부지역에서 광주까지 이어지며 남한 중앙을 지나는 단층이다. 그러나 이번 지진이 발생한 곳에는 알려진 단층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 충북에서 가장 강한 지진… 주민들 불안
이번 지진은 충북 지역에서 발생한 역대 가장 강한 지진이다. 지진 발생 당시 진앙 인근 지역에서는 건물들이 갑자기 ‘쿵’ 소리와 함께 크게 흔들리는 등 거의 모든 주민들이 진동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갑작스럽게 지진을 느낀 주민들은 아침 시간 내내 불안에 떨었다.
충북 충주시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방에 있다가 밖으로 뛰어나올 정도로 흔들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충북 괴산군 읍내 주민들은 일제히 “동인초등학교 인근에서 세상 처음 ‘쿠르릉’하는 소리를 들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학교 등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건물 밖으로 뛰쳐나오는 ‘대피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제천 세명대학교 기숙사 지하에서는 돌연 연기가 나와 학생 등 75명이 놀라 대피하기도 했다. 또 지진 여파로 관광, 화물 열차 등이 시속 30km로 한때 서행 운행하기도 했다.
지진이 발생한 괴산, 청주 등 충북에 거주하는 누리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급했던 지진 당시 상황을 묘사한 글을 잇따라 올렸다.
네티즌 likeart**** “우리 집도 1초간 옆에서 폭탄이 터진 것처럼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옆으로 흔들렸다”는 반응을 나타내는가 하면 전북 무주에 살고 있다는 unghee*****는 “집안 쇼파에서 커피 마시다 진동, 여기서도 이렇게 심하게 느껴지는데 다른 곳에선 피해 없기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serena****는 “와 우르르르 하고 집이 흔들려서 땅파는 공사하는 줄 알았다” ssol**** “집이 꿀렁거려서 놀랐다. 아파트 무너질까봐 무서웠다”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특히 경기 일부 지역과 서울에서도 지진을 느꼈다는 이들이 속속 나타났다. 서울에 산다는 네티즌들은 “침대에 가만히 누워서 휴대전화 하고 있었는데 재난 문자 사이렌 소리 나자마자 몸이 위 아래로 흔들흔들거렸다” “방금 침대 흔들렸는데 서울도 영향 있는지” “방금 지진, 서울에 계신 분들 느끼셨어요?” 등의 글을 적었다.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피해 상황과 기관별 대처상황 점검에 나섰다. ‘도 재난안적대책본부’도 비상 1단계를 발령하고 비상 근무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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