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폭염만큼이나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시점이다. 1981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국민 여가 선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프로 스포츠 한번 해봐라”라고 지시를 내린 것이 프로야구의 태동이다. 당시 전두환 정권이 정치권에 몰려드는 국민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하여 프로야구를 만들었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그런 연유로 1982년 3월 27일 개막된 프로야구는 작년엔 관중 700만 시대를 열었고, 올해도 500만 명을 넘어섰다. 게다가 류현진, 추신수, 이대호 선수 등 해외파의 활약상이 대단하니 이제 프로야구는 국민스포츠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8월 23일은 ‘야구의 날’이었다. 그날 삼성-두산전에서 심판의 오심이 나와 체면을 구겼다. 지고 있던 삼성의 6회 말 공격 시 무사 1,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한이 선수는 기습 번트를 댄 후 1루까지 전력 질주했다. 박 선수의 발이 공보다 분명 빨랐지만, 1루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화면의 느린 그림상으로 확인해 봐도 완전한 세이프였다. 심판의 오심으로 인해 무사 만루가 돼야 할 상황이 1사 2, 3루가 됐으니 팀이나 선수에게는 얼마나 억울할 일인가. 박한이 선수는 “아! 이건 아니잖아요. 너무 억울해요” 하면서 거푸 억울함을 호소하고, 류중일 감독이 나와 항의를 했지만 심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루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관중들은 판정에 불신을 보냈다. 심판의 오심으로 인해 결국 삼성이 큰 점수 차이로 지고 말았다.

심판이 공명정대한 판정을 내려야 공정한 게임이 보장되고, 선수나 감독, 팬들이 억울해하지 않는다. 야구는 단체경기지만 개인기록을 중시한다. 박한이 선수는 2001년부터 작년까지 연속 100안타 이상을 친 선수로 이 기록은 16년 연속의 양준혁 선수에 이어 두 번째 대기록이다. 현재 67개 안타로 13년째 도전하고 있는 박 선수는 오심으로 인해 안타 하나를 도둑맞았다. 비단 프로야구에서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는 실시간으로 진실을 가리는 게임이 벌어지고 있고 심판이 존재한다. 그러나 자의(恣意)의 심판은 사실보다는 이념과 지역, 계층에 몰입되어 경기를 엉망으로 만들고 관중의 등을 돌리게 하는데, 지금 우리 사회는 불의와 불신을 바로잡는 제대로 된 심판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더 이상 국민이 “이건 아니잖아요” 하는 원성이 나오게 해선 안 된다. 출범 6개월을 맞은 박근혜정부가 꼭 명심해야 할 말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