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남태 브랜드전문가

 
도시에 사는 사람치고 농촌을 가슴 한구석에 담고 살지 않는 사람은 없다. 자연을 남달리 사랑하는 한국인에게 농촌은 곧 자연이며, 도시는 농촌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우리의 정서상 고향이란 말은 농촌과 동일시되어 있다. 도시민들이 보여주는 농업·농촌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은 이러한 문화적 의식의 소산(所産)이다.

농협은 우리 마음의 고향인 농촌과 농업을 발전시키고 농업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탄생한 조직이다. 농협의 금융 업무는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수익 센터다.

우리 농축산물의 유통과 판매를 전담하는 경제사업과 선진 영농기술 지도를 포함한 농업인 교육지원 사업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조달하는 곳간이기도 하다. 농협이 도시에 더 많은 점포를 신설하고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자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농협 사업구조개편 취지가 바로 농업경제 활성화와 농업금융의 전문화를 통한 수익원 확대, 즉 농업인에게 더 큰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이다.

도시농협은 우리의 농촌과 농업을 도시민들이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농업인들이 생산한 각종 농산물의 소비를 촉진시키고 푼더분한 농촌의 체취를 물씬 전달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가교(架橋)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서울농협이 2004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출하선급금 지원’은 여러모로 뜻 깊다.

서울에 소재한 도시농협이 전국 시골농협에 농산물 판매확대와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무이자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 2004년 229억 원으로 시작한 출하선급금 규모가 올해에는 1150억 원으로 늘었다.

도시농협은 산지농협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 판매농협으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새 정부가 농협에 주문한 농산물유통구조개선은 도시농협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요구하고 있다. 소비지 농협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다.

농협은행과 지역농협은 외국 자본이 없는 민족은행으로 전국 5700여 개 영업점을 통해 우리나라 국민 80%가, 도시민 50%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도시농협이 점화한 ‘농촌사랑운동’ 열기는 도시민들의 농촌 체험 활동을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만들었다.

食의 중요성과 農의 소중한 가치를 증진시키고자 추진한 ‘食사랑農사랑운동’ 또한 범국민운동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농촌과 농업의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세계화의 등쌀에 가장 큰 상처를 받은 분야가 농업이기 때문이다. 이를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준비하지 않은 우리의 책임 또한 적지 않다.

농업은 식량의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 환경 보전, 국토의 균형 발전을 꾀하고 농촌은 우리 전통 문화의 계승과 발전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소중한 우리의 재산을 지켜가는 농업인들에 대한 배려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농협은 이 신성한 과업(課業)을 안고 사는 농업인과 숙명을 함께 한다.

2007년 미국 경제 주간지 ‘포천’지는 그해 존경받는 기업을 발표하면서 선정 기업들의 친환경 경영에 대해 주목했다. 우리의 자연인 농촌을 기반으로 친환경 농산물 보급 및 전통 문화 보전을 사명으로 하고 있는 농협으로서는 곱씹어 볼 만한 대목이다.

농촌의 미래가 그리 어둡지 만은 않다는 뜻이다. 농촌은 역동적인 도시와의 교감을 통해야만 살아 숨 쉬는 생명력을 얻는다. 도시농협의 역할이 그 만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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