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남태 브랜드전문가

 
2011년 파주에 명품 아울렛이 개장되면서 한때 주말이면 이곳을 찾는 차량 행렬이 북새통을 이룬 적이 있었다.

토리 버치, 마크 제이콥스, 란스미어 등 유명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거나 눈요기하려는 마니아들의 열광은 그 자체가 또 다른 화제를 낳을 정도로 사람들의 명품 사랑은 대단하다.

사람들이 명품 브랜드를 좇는 이유는 무엇일까. 명품 브랜드의 사전적 의미는 ‘훌륭한 상표’다. 상표란 사업자가 자기 상품에 대하여 경쟁 업체의 것과 구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기호ㆍ문자ㆍ도형 따위의 표지. 결국 좋은 상표(제품)를 사서 복합적인 만족감을 얻기 위해서라고 풀이된다.

제품의 영역을 뛰어넘는 브랜드란 제품의 질과 기술적 실용성은 물론 감성과 시대성 등 문화를 얹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현대인은 제품이 아닌 브랜드를 구매한다. 제품 이상을 아우르는 브랜드 그 자체가 상품 진열대에 오르기도 한다. 브랜드에 대한 무한한 신뢰는 한 회사의 역사와 전통에 힘입어 믿을 수 있다는 가치에 있다.

어느 기업의 무슨 제품 이전에 상품의 브랜드가 먼저 떠올려지는 것은 그동안 축적된 구매 제품에 대한 낮은 위험도, 즉 불안하지 않다는 확신 가능한 믿음이 있어서다.

브랜드는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더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요소다. 대한민국이라는 제품이 갖는 품격을 높이기 위한 정부기구도 있다. 브랜드는 경제와 군사력이 아닌 한 나라의 문화예술력과 같은 소프트웨어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영국 브랜드 컨설팅 업체인 브랜드 파이낸스는 2012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에 애플을 선정했다. 브랜드 가치는 706억 달러. 올해 우리 정부예산의 5분에 1에 해당한다.

그러함에도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역량, 자신이 속한 기업의 상표, 국가의 이미지에는 관심이 덜하다. 브랜드 마케팅 전략과 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얼굴은 상표요, 상표에 대한 타인의 가치 평가가 브랜드임에도 실체가 없다는 이유로 주요 현안에서 배제되기도 한다.

믿음을 파는 상표, 재화 이상의 의미를 지닌 무형 상품 브랜드는 움직이는 생물과도 같아 기업의 막대한 수익원이 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명품 브랜드는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철저하고 완벽한 제품 혁신과 믿음 여기에 존중과 책임을 주는 경제주체의 의지에서 나온다.

가격과 품질에 앞서 브랜드를 따지는 소비자, 제품판단의 기준이 되는 브랜드는 개인과 기업, 국가의 존망성쇠를 결정하는 선택 아닌 필수 경영전략이다.

우리는 오늘도 많은 상표에 둘러싸여 지낸다. 입고 먹고 자는 모든 것들의 속내는 실은 브랜드라는 감춰진 이름하에 놓여 있다.

브랜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삶인 것이다. 하지만 영원히 존속할 기업은 없듯 멸진하지 않을 브랜드도 없다. 얼마나 잘 지키고 가꾸어 나가느냐에 따라 그 기간이 늘어날 뿐이다.

체계적인 브랜드 관리 시스템의 유무는 그 수명을 연장시킬 유일한 길이다. 그래서인지 브랜드를 관리하는 기업 책임자의 덕목 1위가 자사 상표에 대한 강한 애정과 자부심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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