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서울의 열대야 현상은 총 21회였다. 또 대구 34회, 전주 27회 등으로 전국에서 잠 못 이루는 밤의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와 같이 열대야 현상은 ‘100년만의 무더위’로 기록된 1994년의 기록인 15회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폭염이 계속되다보니 사람들은 열기를 식혀주는 바람이나 물 생각이 간절하다. 열기로 한번 데워진 건물이나 대지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는 이때, 비라도 한줄기 시원하게 내려주면 좋으련만 하늘이 무심하다. 9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든 제주도에서 기우제를 지냈다는 소식이 들리는 가운데, 전국 방방곡곡에서 국민들의 잠 못 이루는 밤은 기록적으로 이어지고 있으니 한 마디로 지긋지긋한 여름 더위다.

최악의 폭염 속에서 물 사정조차 좋지 않다. 바닷물, 강물만이 아니라 가정 식수에서마저 비상등이 켜지고 있는 상태다 보니 국민생활의 곤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달 20일 남해안 거제 앞바다에서 농어 30만 마리가 폐사하면서 시작된 적조현상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동해안 경북지방을 거쳐 강원 삼척 등지로 올라와 어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강에서 번지는 녹조 또한 환경을 크게 해치고 있는바, 한강, 낙동강, 영산강, 대청호 등은 녹조 피해를 크게 입어 악취가 나는 등 심각한 환경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이 일대에서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주민들은 “수돗물 생산에는 녹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환경부의 해명을 믿으려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녹조 발생 원인에 대한 정확한 결론을 요구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게 현 실정이기도 하다.

녹조와 관련이 없는 지역의 식수 사정도 녹록치가 않다. 시설 노후로 인해 수돗물을 사용하는 주민들의 불신이다. 환경부는 우리나라의 상수도관 중 26%가 매설된 지 20년이 넘은 것이고, 서울의 경우도 전국 평균을 훨씬 넘는 38.4%라 밝혔다. 상수도관이 노후화되면 녹물 등이 나와 마시는 물의 수질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여지는 상존한다. 이미 관계자들이 오래된 상수도관 내부에는 이물질이 잔뜩 끼어 있음을 실제조사를 통해 확인시킨바 있듯이, 녹물이 나오면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침은 자명하다. 이래저래 여름철은 식수 문제로 걱정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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