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이산가족 상봉’ 실무회담 제의

▲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가 탑승한 차량들이 11일 오전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CIQ) 통문을 통해 개성공단으로 출경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개성공단 등 입장차 커… 정부 ‘신뢰’ 무게 

[천지일보=명승일·임문식 기자]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 수 있을까. 북한이 최근 대화 공세를 펴면서 꽉 막힌 남북관계가 개선될지 주목된다.

남북은 현재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일 2차 실무회담을 한 데 이어 15일 3차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개성공단 정상화에 대한 남북 간 이견이 있지만, 일단 대화의 끈은 놓지 않은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또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제의해 왔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이산가족 문제해결의 시급성과 순수 인도주의 정신에 따라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은 수용하되,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개최할 것을 (북측에) 수정 제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금강산 관광 실무회담은 거부했다.

이처럼 북한이 대화 공세를 펴는 데 대해선 국제사회의 압박으로부터 탈피하고 경제난 해소와 외자 유치 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로 볼 때 남북 간 이견이 크지 않은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우리 정부의 수정 제의를 북측이 수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이산가족 상봉을 제외한 나머지 현안에 대해선 낙관하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개성공단 정상화와 관련해선 남북 간 입장차가 크다.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사태에 대한 책임 있는 입장 표명과 함께 재발방지에 대한 북측의 확약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북측은 설비 점검이 끝나는 대로 개성공단을 가동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 때문에 15일 열리는 3차 회담에서도 남북이 가시적인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더욱이 개성공단 정상화가 원만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는 점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 역시 낙관하기 어렵다.

우리 정부는 북측의 이러한 대화 공세에 진정성이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입장인 동시에 남북 간에 기초적인 신뢰가 형성돼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통일부 류길재 장관이 11일 “지금의 남북관계는 초보적인 차원의 신뢰도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우리는 신뢰를 쌓자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벗어나기 위해 남북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그런 정치적, 현실적, 실용적인 목적을 두고 파상적인 대화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이런 대화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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