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교회 당회가 오정현 목사 박사논문 표절과 관련해 앞으로 “더 이상 논의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사랑의교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입장문. ⓒ천지일보(뉴스천지)

교회측 “논문표절 문제 재논의 않겠다”
안수집사·교인 “자신이 한 사임 약속 지켜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사랑의교회 당회가 “(오정현 목사의) 논문표절사태를 종결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당회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안수집사와 일부 교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사태를 종결짓기엔 아직 해결하지 않은 문제가 남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30일 사랑의교회 당회가 ‘성도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홈페이지에 오 목사의 논문표절과 사랑의교회 현 사태에 대한 결정사항을 게재했다.

당회는 “30일 당회원 간담회를 통해 논문표절사태를 종결하고 사랑의교회가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의견을 모았다”며 당회의 결정을 통보했다.

당회는 “노스웨스트대학(구 포체스트룸대학)의 최종 공식 의견이 있었으므로 논문표절과 관련된 문제는 더 이상 논의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열린 당회에는 52명의 당회원 중 46명이 참석해 6시간가량 간담회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회 결정에는 사랑의교회 교역자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회 전날 사랑의교회 교역자들은 오 목사의 논문표절 사태와 관련해 ‘증거불충분 상태에서 도출된 것’이라며 당회에 ‘재논의’를 요구했다.

이들은 교회 교역자들의 교회운영을 감시하는 안수집사회에 대해서도 “담임목사의 자숙과 부재를 틈타 공교회가 허락하지 않은 모임이 성행함으로 교회의 질서와 화평에 심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당회 공지 내용에 반발하는 교인들, 입장문 발표로 맞수
이에 이튿날인 1일 밤 사랑의교회 안수집사와 교인 등의 모임인 ‘사랑의교회 회복을 위한 사랑넷 총무단’이 인터넷 다음 카페인 ‘사랑의교회 회복을 위한 기도와 소통네트워크(사랑넷)’을 통해 사랑의교회 당회의 공지에 대한 반박과 함께 요구사항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랑넷은 “이미 공개된 노스웨스트대학의 서신에는 담임목사의 표절사실이 확실하다고 했음에도 당회의 발표문에는 ‘표절의혹과 관련하여’라고 적혀 있어 표절사실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논문표절여부 ▲박사학위유지를 위한 전제조건을 충족하기로 한 것인지 ▲이후 대학 측의 입장 등 당회가 수령한 공식 서한에 담긴 내용 등에 대해 명확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오 목사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논문표절에 대한 대학의 발표에 근거해 담임목사 자신이 한 표절에 대한 사임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당회가) 강력하게 권고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당회, 안수집사회 경계 vs 안수집사회, 활동보장 요구
당회는 최근 안수집사들이 모여 결성한 안수집사회를 경계하면서도 교회갱신위원회의 활동은 적극 지원했다.

교회갱신위원회는 지난 4월 21일 ‘교회의 모든 분야를 되돌아보며 의견을 청취해, 보다 정직하고 투명하며, 은혜와 사랑이 넘쳐나는 교회로 갱신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조직됐다.

이후 지난달 9일에는 사랑의교회 건축 재정사용과 관련해 투명성을 요구하는 교회 내 안수집사회가 결성됐다. 안수집사회는 교회운영을 견제하는 성격이 강하다.

이에 당회의 입장에서는 눈엣가시인 셈. 당회는 “최근 일부 임의단체 결성 등의 행위에 대해 교회를 위한 충정은 이해하나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에 사랑넷은 “안수집사회가 설립취지에 맞게 건실히 활동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교회 운영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꾸준하게 제기되어온 교회재정과 회계의 건전성과 투명성에 대한 요구와 새예배당 건축과 관련한 불법 탈법 논란에 대한 해명요구에 정직하게 답변하고 필요한 조치를 조속히 취해야 한다”고 당회에 요청했다.

◆사랑넷 “그릇된 일임에도 맹종하는 과오를 더 이상 범하지 않을 것”
아울러 사랑넷은 당회에 두루뭉술한 답변이 아닌 육하원칙에 의거한 정확한 해명을 거듭 촉구했다.

이들은 “현재 사랑의교회는 어떠한 문제에 직면하였기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하겠다 등 최소한 육하원칙에 맞게는 알려야 모두가 그 뜻을 분명히 알 수 있지 않겠느냐”고 성토했다.

사랑의교회가 당면한 문제와 그 원인, 이번 사태가 주는 교훈, 교인들이 받은 상처, 당회가 약속한다는 내용 등에 대한 명확한 답을 요구한 것. 교인들의 의문사항에 대한 진정성 있는
답변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앞서 당회는 공지에서 ‘교회 공동체의 화합을 위해 교회의 법과 질서를 준수하고 갈등을 넘어 새로운 통합으로 나간다’ ‘사랑의교회가 한국사회와 한국교회를 위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교회의 신뢰와 명예를 회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한다’ 등 주로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을 사용해 발표했다.

한편 사랑넷은 당회가 결정문을 발표한 30일 사랑의교회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신문광고에 게재하기 위해 회원들의 동의를 구했다.

사랑넷은 2일 일간지에 ‘사랑의교회의 본질 회복을 위한 위리의 입장’이란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제는 우리가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성명서는 장로, 안수집사, 권사, 성도 등 100여 명이 동참했다.

교인들은 성명을 통해 ▲담임목사 및 당회원 일동은 성경 말씀으로 돌아가 교회 본질을 회복할 것 ▲상식과 규범, 관련법규에 적합하도록 예배당 건축할 것 ▲의혹 있는 교회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 ▲담임목사는 논문표절에 대한 진정한 회개와 합당한 결단을 보여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아울러 “교회의 담임목사 및 지도자들에게 충언하지 못하고 그릇된 일임에도 맹종하는 과오를 더 이상 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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