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의 삶] 7대째 가업 이어온 얼레빗 장인, 한민족의 두발문화를 말하다 (3)
[명인의 삶] 7대째 가업 이어온 얼레빗 장인, 한민족의 두발문화를 말하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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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제42호 목소장 치산(治山) 이상근 명인

▲ 이상근 명인이 대모(바다거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민족의 문화는 머리에서부터

“우리 한민족(韓民族)은 머리에서부터 모든 문화가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여. 일생을 살아가면서 공식적으로 바뀌는 머리가 세 번이야. 미혼일 때 댕기머리, 혼인하면 상투 틀고 쪽머리를 하잖아. 저승 갈 때 또 머리가 바뀌어. 염할 때 머리를 풀잖아. 그렇게 저승 가는 머리가 따로 있다는 거지.”

이 명인은 한민족에게서 두발문화를 빼고 나면 다른 문화가 없다며, 머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일제가 우리 민족을 일본화하려고 애썼지만 정신까지는 잘 안 됐잖아. 그래서 가만히 보니까 한국은 ‘상투만 자르면 끝’이라고 생각한 거야. 머리에서 모든 게 나온다는 것을 알았던 거지. 그래서 상투를 자르게 하고 단발령을 내리니까 반만년 문화가 몇 십 년 사이에 90% 이상이 다 뒤집어졌잖아. 우주 역사상 이렇게 빠른 변화는 없어. 그냥 상투 하나만 잘랐을 뿐인데 말이지.”

그에 따르면 머리를 자른 뒤 관모, 두루마기. 치마저고리가 없어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 일본의 문화가 자리했다. 그렇기에 아직도 일본의 잔재가 남아있다고 말하는 명인.

“사람이 아는 것을 육감이라고 말해. 대부분 여섯 가지밖에 아는 게 없어. 원래는 열 가지 거든. 근데 눈으로 보고 아는 것, 귀로 듣고 아는 것, 코로 냄새 맡아서 아는 것, 혀로 맛보고 아는 것, 손으로 만져보고 아는 것, 뜻으로 생각해서 아는 것. 이렇게 여섯 가지만 알지. 그런데 그거 말고도 초능력적인 다른 알음알이가 있어. 불교에서는 칠식, 팔식, 구식, 십식 이렇게 말하거든. 그중에 하나는 맛도 없고 볼 수도 없는데 음산한 기운이 느껴진단 말이지. 음산하거나 오싹한 느낌이 들 때 ‘머리카락이 쭈뼛하게 선다’고 하잖아. 나머지 네 가지는 머리카락을 통해 들어오는 거여.”

도사들이 꼬불꼬불한 머리카락 없이 정갈하니 길게 기르는 것도 머리카락이 안테나 역할을 해 외부로부터 오는 기운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란다. 한마디로 말해 머리카락에서 기운을 받는 거다. 이와는 반대로 스님들이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은 도사들과 추구하는 길이 다르기 때문이다.

스님들은 도사들과는 달리 자기 내면의 본성을 찾기 위해 번뇌, 망상 등 밖에서 오는 모든 것들을 차단해야 하기 때문에 삭발을 한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이러한 세계관, 종교관이 자리하고 있었기에 머리카락을 함부로 자르지 않았다는 것. 이것이 이 명인이 말하는 바다. 그렇기에 옛 선조들에게 빗은 가까운 존재였고, 또 그 종류도 다양했다고 한다.


▶ (4)편에 계속됩니다.


[백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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