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모임? 직장피로 때문에 외출 어렵다”

▲ 공휴일을 맞아 공원에서 가족이 여유를 즐기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사례. 중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가 있는 강성혁(48, 남, 경기도 화성시 능동) 씨는 대체휴일제 무산 소식에 안타까워했다. 강 씨의 경우 평소 근무가 늦게 끝나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하지 못했다. 이렇다 보니 어린이날 같은 공휴일은 가족들이 모일 수 있는 유일한 날이었다. 강 씨는 “대체휴일제가 도입되면 아이들과 여행을 다니며 추억거리를 만들려 했는데 못하게 됐다”며 “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칠 경우 외출하기가 쉽지 않다. 그동안 쌓인 피로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미안하지만 이번 어린이날도 멀리 외출하지는 못할 거 같다”고 덧붙였다.

4월 임시국회에서 ‘대체휴일제’ 도입이 무산된 가운데 아쉬움을 토로하는 시민의 목소리가 높다. 5일인 어린이날도 휴일이 겹쳐있다 보니 대체휴일제의 필요성을 느끼는 시민이 많은 것이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999명을 대상으로 ‘대체휴일제 도입에 대한 생각’을 설문 조사한 결과 94.1%가 ‘찬성’이라고 응답했다.

찬성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어서(60.9%)’ ‘쉬는 만큼 업무집중력이 높아져서(40.1%)’ ‘공휴일이 주말과 겹치면 손해여서(31.2%)’ 등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대체휴일제는 법정 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치면 근로자가 평일에 하루를 더 쉴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대체휴일제는 지난 대선 때 여야가 모두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항이어서 전체회의에 이어 본회의에서도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처리 시기 등을 놓고 여야가 이견을 보여 끝내 무산됐다.

대체휴일제 법안 통과에 대한 시민의 기대감이 컸던 만큼 아쉬움도 큰 상황이다. 이에 시민은 정부가 가족과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직장인의 특혜를 빼앗아 갔다고 비판했다.

김춘수(59, 남, 경기도 동두천시 지행동) 씨는 “공휴일은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날”이라며 “하지만 정부는 (대체휴일제 무산으로) 직장인들에게 이 같은 권리마저 빼앗아 버렸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자영업자들은 대체휴일제 도입을 반대했다. 매달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는 직장인과 달리 자영업자들은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자영업자들은 휴일이 늘어나면 직장 주위의 상권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특임장관실이 한국갤럽을 통해 조사한 결과 전체 자영업자의 81%가 대체휴일제 도입을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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