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 테러 사건은 지난 며칠간 국제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 대규모 인파가 몰린 곳에서 백주에 버젓이 자행된 테러가 사제폭탄에 의한 것이라고 하니 그 충격은 더욱 크다. 용의자 두 명 중 한 명은 사살됐고, 다른 한 명은 체포됐다. 이들이 테러에 이용한 것은 압력솥으로 만든 사제폭탄이었다. 문제는 인터넷에 제작법이 널려 있는 사제폭탄은 일반인도 어렵지 않게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쯤 되면 테러 공포는 어느 특정 나라의 것만이 아니다. 알 카에다 등 국제 테러 조직이 아니더라도 개인에 의한 테러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보스턴 마라톤대회 당시 모였던 인파보다 더 많은 사람이 밀집한 공간이 얼마든지 테러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이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사제폭탄 제작법은 실제로 인터넷 검색 사이트를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다. 보스턴 폭발 사고에 사용됐던 압력솥은 우리 주변에서 누구나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물건들로 폭탄 제조가 가능하다고 하니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사람들에게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다. 물론 사제폭탄을 만드는 것도, 제조법을 인터넷에 올리는 것도 모두 불법이다. 정부의 대책과 단속이 시급하다.

우리나라가 테러에 안심할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북한 때문이다.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주변엔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 대한 비방글이 살포됐다. 23일엔 같은 내용의 비방글과 밀가루가 담긴 소포가 김 장관에게 배달됐다. 새누리당 유기준 최고위원은 22일 “북한정권은 행위주체를 교묘하게 감출 수 있는 요인 암살을 통해 대한민국에 혼란을 야기하는 새로운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이 대남 공작을 포기하지 않는 한 간첩활동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는 결코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 테러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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