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여 수원보훈지청 보상과 보상팀장

▲ 정영여 수원보훈지청 보상과 보상팀장

업무특성상 사무실을 찾으시는 분들은 대부분 몸이 불편하거나 고령이신 분들이지만 그 분들의 국가유공자와 유족으로서의 자부심은 상당함을 종종 느낀다.

그 분들을 대할 때 직업으로서의 민원 응대로 종종 형식적이고 딱딱한 느낌의 내 자신을 발견하면 자성하기도 하고 공무원을 시작할 때의 초심을 되새겨 보기도 하지만 가끔은 얼마 전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에 마음 한켠이 짠하기도 하다.

아버님은 6.25전쟁에 참전하신 참전유공자로 가끔 손주들을 보면 전쟁 이야기도 해주시고 당신의 전쟁 무용담을 말씀하시면서 자랑스러워 하셨으며 국가보훈처와 수원시에서 매월 지급되는 참전명예수당을 받으시면 금액은 적지만 늘 뿌듯해하시고 기뻐하셨다.

국가보훈처에서는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에 상응한 보상을 하고 있지만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전쟁에 참전하신 분들에게는 65세부터 참전명예수당을 지급하는 데 2012년에는 월 12만 원을 지급하였는데 금년에는 보상 강화차원에서 인상되어 월 15만 원 지급하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25% 상승한 셈이다. 턱없이 부족함을 느끼지만 국가 재정이 지금은 이 정도 수준에 머물고 있음을 느껴 씁쓸하긴 하다.

한편 전쟁에 참전하신 분들에게는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를 제정하여 보훈명예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그런데 이 수당은 자치단체의 제정 여건 등에 따라 금액이 제각각이다. 아버님은 수원시에서 지급하는 수당을 받으실 때마다 “수원시는 너무 적게 준다고, 다른 곳은 5만원 주는 곳도 많다 하시며 수원이 경기도청도 있는데 너무 적게 준다”고 불평하시곤 하셨다.

참고로 현재 수원시는 수당으로 월 3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수원시는 인구가 많고 수당 지급 인원이 많아 소요 예산이 많이 필요함은 십분 이해하지만 그 분들의 명예를 선양하고 생활 안정을 도모하기엔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등 남북관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많은 사람들이 북한의 도발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럴 때 우리에게 더욱 필요한 것이 나라를 사랑하고 지키려는 애국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6.25 전쟁 등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하신 우리 아버님 세대 분들을 예우하고 그 분들의 안정적인 생활을 도모하는 것이 요즘의 혼란을 극복하는 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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