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수원보훈지청 보훈과장

▲ 김영식 수원보훈지청 보훈과장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신규 직원이 나에게 물었다. “과장님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이 무슨 날인가요??”

이 직원뿐만 아니라 민족정기 선양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우리처의 직원을 제외하고는 우리 국민의 대부분이 그런 날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누군가가 무의식중에 물었을 때 주저하지 않고 쉽게 몇 월 며칠이고 무슨 날이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절대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될 일이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기념일은 4월 13일이다. 역사적으로 이 날은 3.1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비록 해외에서이지만 일제에게 빼앗긴 국권을 되찾기 위해 우리 선열들이 한(韓)민족의 염원을 한데 모아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공화제 정부를 수립, 우리 대한민국이 존재함을 세계에 공표한 날이다. 우리 정부가 존재함을 대외에 알린다는 건 우리나라가 당시 일본이나 다른 나라의 속국이 아닌 주권 국가임을 표명한 대단히 큰 사건인 것.

정부에서는 이러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정통성을 확립하고 선열의 숭고한 독립 정신을 국민의 애국정신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이날을 기념일로 제정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민족의 자긍심을 높이고 독립 운동사를 통한 민족공동체 의식을 함양하여 통일기반 조성에 기여하고자 1989년부터 매년 기념식을 거행해 오고 있다.

몇 해 전부터는 각 도 단위 행사로 확대하여 지역 주민과 함께 이날을 기리도록 하고 있다. 수원보훈지청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역 공훈선양의 요람인 보훈교육연구원에서 학생·시민들과 더불어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기념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상춘지절, 일본의 국화인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이때에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꽃놀이에만 열중하여 매년 매스컴에서는 벚꽃이 북상하는 날짜나 얼마나 지연될 것 이라는 둥 중계하고 있다. 역사의 뒤안길에서 아픈 과거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잊고 싶은 역사가 있겠지만 다시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꼭 기억해야만 하는 역사가 있다.

환하게 피어 있는 벚꽃 길을 걸으면서 이번 4월 13일 임시정부수립 기념일에는 우리 선열들의 고귀한 나라사랑 정신을 한 번 더 새겨보며 직장에서든 학교에서든 그 어느 곳에서나 이 날을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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