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② 우리 만화 최초의 단행본인 김용환의 ‘토끼와 원숭이’ 표지와 원화 ③④ 김종래(1927-2001)가 1958년에 발표한 고전 사극 만화 ‘엄마 찾아 삼만리’ 원화 (사진제공: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현존 가장 오래된 만화 단행본
한국전쟁 전후 시대상 반영해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최근 우리나라 최초 만화인 ‘토끼와 원숭이’ ‘엄마 찾아 삼만리’ ‘고바우 영감’ 3편이 등록문화재로 등재됐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사장 이희재)이 우리 만화 최초의 단행본인 김용환의 ‘토끼와 원숭이’ 등 총 3건의 만화 원화가 문화재 위원회 심의를 마치고 등록문화재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토끼와 원숭이’는 아동문학가 마해송(1905-1966)의 원작을 김용환(1912-1998)이 만화로 옮긴 것으로, 1946년 5월 1일에 조선아동문화협회를 통해 단행본으로 간행됐다.

코주부 김용환 선생이 그린 만화들은 해방 후 만화가들의 교과서로 통했다. 특히 이번에 등재된 원화 작품은 우리나라 현존 가장 오래된 만화 단행본으로, 그동안 문헌 기록으로만 존재해오던 것을 2012년 5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경매를 통해 구매해 소장하고 있다.

작품은 의인화된 동물들을 통해 일제의 부당한 식민통치를 풍자적으로 고발하고, 자주독립 국가에 대한 염원을 비유와 상징으로 풀어냈다.

김종래(1927-2001)가 1958년에 발표한 고전 사극 만화 ‘엄마 찾아 삼만리’는 주인공 금준이가 노비로 팔려나간 엄마를 찾아다니는 내용을 통해 한국전쟁 전후의 피폐한 사회상과 부패상을 조선시대에 빗대어 고발한 내용을 담고 있다.

작품은 당대 대중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며, 1964년까지 만화사상 유례없이 10판이 인쇄 및 출간됐다. 김종래 특유의 섬세하고 수려한 필체를 통해 1950-60년대 만화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작품으로 꼽힌다. 원화는 2010년 유족을 통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기증받아 소장, 관리해오고 있다.

특히 우리 고전 만화를 발굴해 복간하는 프로젝트인 ‘한국만화걸작선’의 10번째 작품으로 출판돼 현재 시중에도 유통되고 있다. 원래 상권 220매와 하권 224매 등 모두 444매로 구성된 작품이지만, 현재 하권 1매의 원화가 유실돼 총 443매가 등록문화재로 등록됐다.

1만 4139회라는 최장기간 연재로 유명한 시사만화 ‘고바우 영감’은 김성환(1932~)이 1950년부터 ‘사병만화’에 처음 수록한 후 1955년 2월부터 동아일보, 조선일보, 문화일보 등에서 연재됐다.

작가가 소장하고 있는 6496매와 동아일보사가 소장하고 있는 4247매 등 총 1만 743매의 원화가 등록문화재로 등재됐다. 현존 작가의 원화가 등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오재록 원장은 “이번 등록은 그간 문화사적으로 비교적 관심이 부족했던 만화 자료의 문화재적 가치가 인정받게 되는 계기라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이번 등록문화를 대상으로 일반인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영인본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또 소장 중인 육필원고 및 희귀만화도서 30만여 점도 지속 연구해 만화 자료의 문화재 등록을 추진하는 등 만화의 문화적 가치를 발굴하는데 앞장설 계획이다.

이번 문화재 최종 등록은 관보고시와 문화재 GIS종합정보망, 국토이용정보체계 등재 후 이달 20일 경 등재 완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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