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옥미 기자] 황석영의 <모랫말 아이들>은 어른을 위한 동화이기도 하지만 빼어난 유년기 성장소설로 읽힌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0년대를 배경으로 그려나간 이 소설은 서울 한강변의 모랫말이란 동네에 소년 수남이 화자가 되어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척박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일구는 삶은 내일을 희망할 수 있게 하며, 그늘진 세월을 꾹꾹 밟고 건너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따뜻함을 전하고 있다.

<모랫말 아이들>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황석영 특유의 글맛이다. 간결한 서술과 사건 중심의 속도 있는 이야기 전개는 긴장감과 감동을 전하기에 충분하다. 김세현씨의 수묵 삽화도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데 큰 몫을 한다.

작가는 “젊었을 적에 내 아이들에게 자신의 유년시절을 이야기해주려는 마음으로 썼다”며 “아이들과 어른들,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 오늘도 여러 마을과 거리 모퉁이에서 살아낸 시간들을 기억시키고 싶다”고 고백한다.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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