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국립의료원에서 진행된 영결식에 참석한 김재수 대장은 이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뉴스천지

故 여성 산악인 고미영 씨가 가장 믿었던 선배이자 동료인 김재수 대장이 고인이 생전에 오르지 못한 남은 3개 봉우리에 올라 고인의 꿈을 대신해 줄 것으로 보인다.

김 대장은 지난 11일 히말라야 낭가파르밧 등정 이후 하산 도중 사망한 고 씨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그는 헬기도 접근하지 못할 정도로 좋지 않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13시간 동안 구조대를 이끌어 시신을 찾아냈다.

고 씨의 시신이 한국으로 운구된 이후 곧장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대장은 “사적인 감정을 떠나 미영이는 나에게 초록빛 꿈을 준 사람”이라며 애틋한 감정을 표현했었다.

현재 김 대장은 자신의 집인 경상남도 김해에 머물고 있다. 그는 ‘히밀라야 8000m 고봉 14좌 등정’이란 고미영 씨의 꿈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자신이 직접 나머지 봉우리에 오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장은 다음달 25일 정도에 출국하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여성 산악인 최초로 에베레스트에 오른 지현옥 씨가 안나푸르나에 오르다 실종된 지 10주년을 맞았다. 이에 여성산악회는 9, 10월 중에 고인이 된 고 씨와 오은선 씨가 함께 안나푸르나를 등정하기로 약속했었다.

이런 점을 감안해 보면 김 대장이 이들과 함께 안나푸르나를 오를 가능성도 있다.

유족은 고인의 유해 중 절반은 전북 부안의 선산에 안장하고 나머지 절반은 3개 유골함에 나눠 각 3개 봉에 뿌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유해를 흩뜨려서는 안 된다’는 주변의 권고를 받아들여 고인의 유해를 찍은 사진을 대신 정상에 묻기로 했다.

한편 후원업체인 코오롱스포츠는 그동안 고인이 히말라야 8000m 고봉 11개를 오르면서 입었던 등산복 및 등산관련 장비들을 모아 추모 전시회를 여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