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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송태복 기자] 지난 여름 ‘블랙이글스팀’이 국제 에어쇼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는 낭보가 들렸다. 영국 와딩턴 공군기지에서 열린 국제 에어쇼에서 우리 공군 전투비행단 ‘블랙이글스팀’이 우리 전투기로 공연을 펼쳐 최우수상과 인기상을 수상한 것이다. 현장을 찾은 공군 참모총장도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공군창설 60여 년 만에 이뤄낸 신화는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눈부신 성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였다.

국가 방위에 사용되는 군수품을 생산하는 방위산업은 국방력의 기준이자, 자주 국방의 근간이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현실에 비춰보면 방위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내 방위산업은 세계수출 5위 수준이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와 전략부족 및 통합관리 시스템 부재 등 관련 문제가 해결된다면 수출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 방산학회, 방산 교두보 역할 ‘톡톡’

1일 서울 서초구 집무실에서 방위산업(방산)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방위산업학회 채우석 회장을 만났다. 방산분야를 수출효자 상품으로 이끌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그는 방위산업의 전략적 육성과 더불어 정부와 기업 및 군을 잇는 통합기관의 설립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방위산업학회(방산학회)는 1991년 창립 후 방위산업진흥에 필요한 학술연구, 정책개발 등을 통해 국내 방산업계 발전에 이바지해왔다. 방산은 정부와 민간기업 및 군의 긴밀한 협조아래 진행된다. 이런 특성상 방산학회와 같이 객관적으로 민간이 개발한 방산물품을 평가하고, 가능성을 타진하는 학술기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예비역 육군 준장이자 미국 위스콘신대 경영학 박사이기도 한 채 회장은 국방부 연구개발관 등 국방 분야 실무경험까지 두루 갖췄다. 채 회장 취임이후 방산학회는 이론과 산업분야에서 모두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융통성 갖고 수출패키지 개발해야

채 회장에 따르면 방산 수출전망은 매우 고무적이다. 선진국의 경우 부품을 주로 수입하지만, 이념이나 군사적 이해관계가 얽힌 중국이나 일본에서 방산 부품을 수입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선진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기술력과 이해관계에 문제가 없는 우리나라의 방산물품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이유로 국가차원의 방산분야 육성과 수출촉진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한 수출대상국에 따라 성능과 사양을 융통성 있게 개발한다면 방산 수출 규모가 급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 회장은 방산 수출 증대를 위해서는 방산 규제를 완화하고 방산분야에서도 히든챔피언(국제경쟁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가 가격을 일괄 통제하는 현 시스템은 해당 업체의 기술개발 의지를 꺾어 결국 국제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채 회장은 후진국 대상으로는 ‘방산수출 패키지’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후진국에 방산물품을 수출할 경우, 해당 무기뿐 아니라 이를 사용하고 관리하는 방법까지 제공하는 패키지 수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진국의 경우 현금결제 능력이 떨어져 자원으로 결제할 경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기업과 연계하는 방안까지도 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때로는 후진국이 자생할 수 있도록 새마을 운동 등 한국의 우수한 혁신모델을 같이 수출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해야 한다며 융통성 있는 ‘방산수출 패키지 개발’을 거듭 강조했다.

◆ ‘방산한류’ 한류의 새 아이콘으로

채 회장은 방산기업의 원활한 소통과 문제해결을 위해 ‘방산CEO포럼’을 곧 발족할 예정이다. 해당 포럼을 통해 방산분야의 혁신정보 공유와 상생발전 및 방산생태계 조성에 힘쓸 계획이어서 방산수출이 추진력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과거 방위산업 태동기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방산발전에 관심을 가져 국가 중화학공업발전으로까지 이어졌다”면서 “차기 대통령도 방위산업 진흥 전문부서를 신설해 직접 관리해야 한다”며 차기 정부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채 회장은 “방산학회는 ‘방산한류’를 선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방산한류에 기여하고자 지난 6월 ‘미래 항공전략과 항공우주산업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로 국제방산학술대회를 개최해 차기 전투기(FX)사업 등에 대한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국제방산학술대회는 매년 진행할 계획이다.

그가 꿈꾸는 ‘방산한류’는 이미 시작되고 있는 듯하다. 국제 에어쇼에 첫 출전해 우리 전투기로 최우수상을 거머쥔 블랙이글스팀은 방산한류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채 회장이 이끄는 방산학회를 통해 아직은 낯 설은 ‘방산한류’가 한류의 새 아이콘으로 등극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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