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기독방송, 상업화 추세에 비난 봇물
신천지 ‘진리의 전당’ 한달 새 30만명 방문… 성경강의 ‘가뭄에 단 비’ 호평

[천지일보=손선국 기자] 기독교인의 신앙성장과 선교를 목적으로 설립된 기독교 방송이 성경적 이해 강화나 선교보다 대형교회 홍보와 상업성 프로그램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기독교 방송은 1954년 처음 개국한 CBS와 극동방송, 1995년 시작된 CTS, 1997년에 세워진 C3TV와 온누리교회에서 세운 CGN TV 등이 있다. 이 중 CBS와 CTS는 기독교 방송의 ‘양대 산맥’으로 불린다.

CTS는 예장합동, 통합, 고신, 대신, 기성, 예성, 기하성, 기감, 기장 등 40여 교단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CTS 프로그램 편성지침은 ▲복음전파 ▲인류공영의 이상실현 ▲한국교회의 화해․일치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기독교 방송인 만큼 복음전파를 최우선 목적으로 두고 있다.

CBS 또한 11개 주요 개신교단이 참여하고 있으며, 각 교단 추천을 받은 20명의 이사와 2명의 감사로 구성된 재단이사회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기독교 방송에 대한 시청자와 네티즌의 평판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 선교와 복음전파를 위한 설교는 대형교회 위주로 흘러가, 대형교회 홍보코너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주요 시간대는 성경과 별 관련 없는 내용을 말하는 입담 좋은 강사의 강좌가 차지한다. 이 때문에 기독교 방송을 통해 성경을 알고자 하는 시청자와 네티즌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뿐 아니라, 사실상 방송운영 목적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이다.

CBS와 CTS의 주간편성표를 분석한 결과, 두 방송은 거의 비슷한 구조를 보이고 있었다. 개신교인이 새벽기도회를 다니는 시간대인 4~6시와 출퇴근시간대인 오전 7시 30분~9시, 오후 4시 30분~8시 방송은 주로 교인수가 수천 명 이상인 대형교회 목사들의 설교가 편성됐다.

주요 시간대 설교방송이 대형교회 홍보코너로 전락했다면, 일반 시간대에 방영되는 인기 프로그램 중 일부는 유료로만 시청이 가능해 ‘잇속 차리기 바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CBS와 CTS에서 ‘특유의 입담과 재치’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장경동(대전중문침례교회)·김문훈(부산포도원교회) 목사의 강의가 대표적이다. 시간대도 오전 9~10시, 오후 3~4시로 비슷하다.

남다른 입담으로 ‘개그 목사’로도 불리는 장 목사는 여러 가지 예화를 곁들여 교인들의 마음을 열고 때론 유머까지 발휘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한다. 그러면서 신앙적 교훈도 전하는 것이 강의의 주된 특징이다.

‘재미’와 ‘교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성경적 교훈보다는 점차 재미 위주로 흘러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일반설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반면 이들의 강의는 유료로만 시청이 가능해 “돈 없는 사람은 보지도 못한단 말인가” “목사님, 꼭 돈을 받으셔야 하는지요” 등 네티즌과 시청자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일반 기독교 방송 콘텐츠가 이처럼 성경적 이해를 돕기보다 재미와 상업성으로 흐르는 것에 반해 지난달 6일 개국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 이만희)의 인터넷 방송 ‘진리의 전당’은 성경강의 위주의 프로그램임에도 큰 인기를 얻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만희 총회장이 “전 세계 모든 신앙인에게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을 전하기 위해서”라고 개국 이유를 밝힌 ‘진리의 전당’은 개국한 지 한 달 만에 방문자 30만 명을 훌쩍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신천지 측은 “신천지 신도는 신천지에서 운영하는 카페를 이용하도록 하고 있어 사실상 진리의 전당 방문자 전체가 일반 기독교인”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신천지 방송 진리의 전당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천지 측은 ‘성경중심’인 프로그램 자체를 이유로 꼽았다.

신천지 유영주 강사는 “진리의 전당을 찾는 네티즌은 신천지가 급성장하는 이유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있다가 진리의 전당 개국 소식을 접하고 남몰래 방문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재방문율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그는 “일반 기독교 방송의 설교나 특강이 교훈 전달에 그치거나, 다분히 세상 얘기를 전하고 있는 것과 달리 성경의 뜻을 충실히 풀어주는 진리의 전당은 성경의 뜻을 몰라 답답해했던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철저히 ‘성경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으며 모두 무료로 들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늘에서 온 계시’라는 강의제목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진리의 전당을 통해 전해지는 강의내용은 하나님께서 약속의 목자를 통해 하늘에서 직접 내려주시는 ‘직통계시’”라는 것이 유 강사의 주장이다.

25분간 이뤄지는 강의는 세상 예화를 도입하는 방식이 아닌, 오직 성경을 통해 답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유 강사는 “성경만 강의하지만, 평소 성경에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던 네티즌은 ‘가뭄에 단비 같다’며 큰 호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천지 이정석 강사는 “신천지의 성경강의 내용은 하나님 말씀은 약속이요 예언이라는 점을 강조, 오늘날 이것이 실상으로 나타났음을 성경적으로 증거한다는 것이 기성교회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똑같은 성경을 가지고 강의하지만 예언에 대한 실상을 성경적으로 내놓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라며 “진리의 성령이 신천지의 약속의 목자와 함께하시기에 모든 말씀을 가감 없이 밝히 증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리의 전당에서는 이만희 총회장의 설교도 직접 들을 수 있어, 네티즌 스스로 이 총회장의 말씀 수준을 가늠해볼 수도 있다. 기타 ‘신앙인을 위한 예절교육’ 코너도 있어 영성과 인성을 갖춘 신앙인으로서의 성장을 돕는 데 주안점을 뒀다.

한편 신천지 인터넷 방송 ‘진리의 전당’ 개국이후 교계의 경계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교회별로 ‘진리의 전당을 보지도 듣지도 말라’는 광고가 이어지고 있다. 한켠에서는 ‘진리의 전당을 보지 말라는 광고자체가 성도들의 호기심을 부추긴다’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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