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틱낫한스님 ⓒ(사진제공: 연합뉴스)
[천지일보=백지원 기자] “눈을 감고 100년 뒤를 생각해 보라. 지금 보이는 것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될 것이다. 그대가 피곤해지고 우울하고 화가 나는 것은 현재 상황에만 붙들려 있기 때문이다. 그대는 수많은 파도에 흔들린다. 그러나 그대는 파도가 아니다. 그대는 바다다. 바다에는 탄생과 죽음이 없다.”

베트남 승려이자 평화운동가인 틱낫한(釋一行)스님의 말이다. 그의 말 한마디에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힘과 용기를 얻는다. 달라이 라마와 함께 생불(生佛)로 불리는 그의 직업은 스님, 명상가, 평화운동가, 시인 등 매우 다양하다.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 ‘화’ ‘지금 이 순간 그대로 행복하라’ 등 그의 저서는 80여 권에 달한다. 책 제목에서부터 그의 생각과 사상이 전해오듯 행복과 평화를 전하는 것이 그가 하는 일이다. 그는 수십 년 동안 자신이 살아오면서 명상 등을 통해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책에 녹여냈다.

◆민중의 고통 덜어주고자
1926년 베트남 행정관료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16살이던 해 스님이 됐다. 불교계에 발을 디딘 그는 ‘불교가 사회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불교참여 운동을 벌이면서, 특히 민중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덜어주고자 힘썼다.

한편 그가 출가할 무렵 베트남전쟁으로 온 나라가 폐허가 되고, 수많은 국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 같은 전쟁의 참상을 마주한 스님은 평화운동에 나섰다. 하지만 오히려 공산당으로 몰리며 외면당해야 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1961년 미국으로 건너가 반전 평화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쳤다. 미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평화를 호소하는 강연과 운동을 전개했으며, 전쟁 난민을 돕기 위한 사회청년봉사학교를 열어 봉사활동도 병행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반전 평화 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베트남 정부로부터 귀국 금지조치를 당한 그는 1973년 프랑스로 망명했다.

◆프랑스 내 ‘플럼 빌리지’ 세워
망명 후 그는 1982년 보르도 지방에 명상‧수행공동체인 ‘플럼 빌리지(Plum village)’를 세우고, 세계 각국의 스님들과 평화·참여불교 운동을 이어갔다. 플럼 빌리지는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으며, 많은 이들의 ‘치유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고통과 아픔이 있는 곳이라면 지구촌 어디라도 달려간다. 그리고 끊임없는 명상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이를 다시 나눠준다. 활발한 저술활동을 통해 글로써 이를 전하는 것이다. 어려운 불교용어를 일상언어로 녹여낸 그의 책은 불자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베스트셀러다.

특히 그는 ‘현재의 행복’을 강조한다. “그대는 지금 여기서는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계속 어디론가 달린다. 그러나 달려가는 곳에 행복은 없다. 왜냐하면 행복은 지금 여기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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