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버드송 한양대 영어 조교수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지난 8일 서울광장에서 벽안의 외국인이 큰 피켓을 들고 “Vote for Jeju Island, Island of World Peace(세계 평화의 섬, 제주도에 투표하세요)”를 연신 외치며 이목을 끌었다.

양면으로 사진과 글이 빼곡히 있는 피켓에는 제주도가 세계7대자연경관에 이름을 올려야 하는 이유 다섯 가지가 적혀 있다. 기자가 피켓 내용에 관심을 기울이자 대뜸 “평화를 위해서라도 제주도가 (세계7대자연경관에) 뽑혀야 한다”고 말하는 남자. 그는 팀 버드송(Tim Birdsong, 57) 한양대 영어 조교수다.

미국인 버드송 교수는 지난 5일부터 서울광장에 출근하다시피 나와 ‘제주-세계7대자연경관’과 관련된 홍보를 하고 있다. 어느 단체에 소속되지도 않은 채 그저 나 홀로 벌이는 운동이다. 그는 단식하며 제주도산 생수만 마시는 것을 투표가 끝나는 11일까지 진행한다.

교수가 가방에서 꺼내 보이는 생수병엔 ‘PEACE(평화)’라는 글귀가 붙여져 있다. 그는 “제주도는 평화와 동시에 생명을 상징하는 섬이다. 제주도를 뽑은 사람들이 생수 한병씩 자신의 이름으로 기증하길 바란다”며 “이렇게 모인 생수는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해 고통 받는 3500만의 아이들을 살리고 한국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도가 선정된다고 확신하고 있다. 전 세계 인구 가운데 10억 명은 꼭 제주도를 꼽을 거란다.

“제주도를 자연의 신비 외에도 ‘세계 평화의 섬’이라는 점을 부각하면 분명 선정될 수 있습니다. 한국인이라면 제주도에 투표해야죠. 무관심해서는 안 됩니다. 제주도가 세계 평화와 생명력을 상징한다는 것을 안다면 뽑지 않을 수가 없죠.”

버드송 교수는 한국인보다 한국을 사랑한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그는 ‘한국성(Koreaness)’에 푹 빠졌다. 붉은 악마와 길거리 응원을 보고 몸소 체험하면서 한국인들의 열정과 힘에 매력을 느꼈다. 그렇게 한국 문화를 접하니 ‘홍익인간’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한국인도 생소해하는 홍익인간, 즉 ‘인류애’를 실천해야 한다며 ‘남북 평화통일’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그래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 사진을 여러 장 붙인 피켓을 매일 물끄러미 바라보며 그들의 아픔을 느끼고 평화통일을 꼭 이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세계7대자연경관 목록에 제주도 이름이 올라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버드송 교수. 그는 지속적으로 한국성을 알리기 위해 한국의 영문 첫 이니셜인 ‘K’를 한반도 지도, 한복, 태권도 하는 모습 등 다양한 모양으로 디자인했다. 이른바 ‘K 디자인 프로젝트’다.

“한국의 홍익인간 정신은 오직 말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직접 실천할 수 있는 ‘사랑’이죠. 홍익인간이 있는 한국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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