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첫 일정으로 현충원 방문
李가처분 신청 변수로 떠올라
친윤 프레임 갈등 해소 과제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인 정진석호가 14일 첫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과 비대위의 친윤석열계 프레임 극복 등 암초에 맞닥뜨릴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이날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에 방문했다. 정 위원장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우리가 출발해야 될 것 같다. 국민의 선택을 받은 우리 윤 정부가 정말 순항할 수 있도록, 제대로 힘차게 발전할 수 있도록 당정이 일체감을 갖고 우리가 힘을 모아야 되겠다, 그런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도 당의 조속한 안정과 정상화가 필요하고 안정적인 지도체제 확립이 시급한 과제”라며 “당의 중대소사에 대해 늘 비대위원과 협의하며 최선의 결론을 도출해내는 데 노력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정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제1차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 김상훈·정점식·전주혜·김행·김종혁·김병민 비대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또 주요 당직자인 김석기 사무총장, 엄태영 조직부총장, 노용호 비대위원장 비서실장, 박정하 수석대변인에게도 임명장을 전달했다.
정진석 비대위가 일단 모양을 갖췄지만 아직 넘어야 할 변수들이 많다. 먼저 이 전 대표가 남부지법에 제기한 ‘당헌 개정 의결을 위한 전국위원회에 관한 주의적 개최 금지’와 ‘비대위원장 직무집행정지’ 3·4차 가처분 신청 등이 있다. 만약 법원이 이 전 대표 손을 들어준다면 국민의힘은 극심한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9일에 있을 새 원내대표 경선부터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일정까지 차질을 빚으며 지도부 공백 상황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현 상황을 지켜보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모양새다. 당내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다들 (가처분) 신문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기다리고 있고 당연히 기각되기를 바라는 느낌이 강한 것 같다”면서도 “다들 발언을 자제하고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저번에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대위도 출범한 지 얼마 안 돼서 다들 숨 고르기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비대위의 친윤 프레임 극복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정 위원장을 시작으로 당내 범친윤계로 꼽히는 정점식·전주혜 의원과 김병민 전 대선 선대위 대변인 등이 비대위에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검찰 시절부터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주기환 전 비대위원도 비대위에 포함됐다가 사의를 표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 위원장은 이에 대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윤계로 구성하는 게 옳은 이야기인가. 나름대로 지역 안배에 신경을 썼고 (비대위를) 통합형으로 구성하기 위해 애를 많이 썼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의 비대위 구성을 마쳤다고 자부한다”고 반박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의힘이 제대로 가려면 전당대회 때 나머지 세력들을 합쳐서 당내 투쟁하겠다. 그런 식으로 정치적 싸움을 해야 한다”며 “친윤으로 (구성)하려고 비대위 만든 게 아닌가. 다만 비대위를 어떻게 운영하며 기간을 얼마큼 해야 되느냐 이런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