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여명 몰려 광화문 혼란
윤 대통령 향해 세력 과시
“전광훈은 한국교회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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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자유통일 및 주사파 척결 8.15 일천만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15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전광훈 목사를 멘토로 세워라! 세워라!” (사랑제일교회 조나단 목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또다시 대규모 정치 집회를 개최하며현 정권을 향해 자신의 건재함을 알렸다. 직접적으로 윤 대통령을 거론하는 등 자신의 영향력을 한껏 과시했다. 15일 광화문광장 일대에는 개신교인 등 전 목사 지지자 2만여명이 일시에 몰려들면서 많은 인파로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이날 단에 오른 전 목사의 발언 하나에 교인들은 아멘!” “할렐루야!”로 칭송하며 흥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 목사는 이승만과 박정희(대통령)가 만든 위대한 대한민국에 문재인(정부)이라는 강도 한 마리가 나타났다지난 5년 동안 대한민국을 해체하고 북한으로 넘어가려다가 쫓겨났는데 문재인 추종세력이 다시한번 대한민국을 해체하려고 하고 있다.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문재인(전 대통령)이 우리의 윤 대통령을 흔들어서 지지율이 20%로 떨어진 것이라면서 윤석열 대통령님, 문재인을 체포하여 처단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정체성을 부정한 문재인에 대해서는 하나밖에 없습니다. 처단이에요! 처단이라고 소리쳤다. 그러면서 “1200만 기독교인 일어나라 30만 목사들 25만 장로들이 다 일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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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가 집회에 참석한 보수단체 회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15

전 목사는 지난 2019년 한기총 대표회장 취임 직후부터 한기총과 한기총 대표회장 자격으로 당시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성명을 올리는 등 극우 정치 성향을 가감없이 드러내오면서 정교분리 원칙 위배와 성직자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이재오 전 상임고문부터 박근혜 정부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을 지낸 최광 전 보건복지부 장관, 친박연대 대변인을 지낸 송영선 전 의원까지 MB·친박 인사들이 대거 전 목사를 지지하고 나서는 등 본격적인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2019년부터 매주 토요일 광화문광장에서 태극기 집회를 방불케 하는 대규모 집회를 이끌며 한기총 대표회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보수 개신교와 보수단체들 사이에서 열렬한 인기를 끌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기독교계에서는 전 목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기윤실(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 기독교 단체들은 한기총의 대표성 자체를 부정하며 비판에 나섰고 한기총 내부에서도 전 목사의 대표회장직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들불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전광훈 신드롬이 되려 한국교회의 민낯을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NCCK 정의평화위원장을 지낸 대전 빈들감리교회 남재영 담임목사는 기독교사상’ 20228월호에 주류 한국교회의 체제전쟁 선거와 전광훈 현상이란 제목으로 쓴 글에서 주류 한국교회는 과거의 영광이 줄어드는 것을 실감하자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같은 정치인들이 교회의 힘을 인정하고 두려워하기를 은근히 기대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서 문재인 정부를 종북좌파 정부로 낙인찍고, 전 목사를 통해 정권에 함부로 무시당하지 않을 모멘텀을 찾았다는 게 남 목사의 분석이다.

남 목사는 “드러난 영역에서는 끊임없이 전광훈과 거리를 두는 것처럼 표방하면서 실질적으로는 그와 내통하는 이율배반적인 입장을 유지해 나갔갔다”며 일부 목사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남 목사는 “공산주의로부터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 문재인을 대통령 자리에서 끌어내려야 한다는 주장은 내란 선동에 해당한다”면서 “대형교회 목사들과 장로들은 전광훈의 체제전쟁의 직간접적 연합군이었다. 전광훈 현상은 체제전쟁으로 전광훈과 연합한 주류 한국교회의 민낯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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