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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중앙우체국에서 개최된 2022-2023 ‘개인정보 미래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천지일보 2022.07.20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논리나, 감시 국가의 논리나, 감시 자본주의 논리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술이 다른 것도 아닐 겁니다. 그런데 어떠한 가치에 입각한 플랫폼에서 움직이느냐가 다를 겁니다.”

20일 진행된 개인정보 미래포럼’ 1차 회의에서 모든 토론이 끝난 후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한 말이다.

윤석열 정부가 디지털플랫폼정부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모든 개인정보를 비롯한 데이터를 중앙으로 모아 국민·기업·정부가 함께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해외 국가 중 실행 선례가 없는 만큼 이는 선도적인 대전환이나 다름없다.

구체적으로 제시된 방향으로는 국민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 한 곳에서 데이터 모두 처리 같은 서류는 한 번만 제출 등이 있다. 기업에는 활용도 높은 데이터로 혁신적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공공 시장에서의 성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할 기회를 준다. 정부는 데이터를 기반한 과학적 의사 결정과 투명하고 개방적인 업무 처리가 가능해진다.

읽어보면 이상적인 얘기지만 아직 명확한 개념이나 방식이 정립되지 않아 우려도 크다. 윤종인 위원장의 말처럼 빅브라더’ ‘감시 국가라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빅브라더는 긍정적 의미로는 선의 목적으로 사회를 돌보는 보호적 감시, 부정적 의미로는 음모론에 입각한 권력자들의 사회 통제 수단을 말한다.

이에 전문가는 디지털플랫폼정부의 성공은 안전하고 투명한 개인정보 관리가 좌우한다고 지적한다. 국민에게 개인정보 관리에 대해 신뢰를 줄 수 있어야 개인정보 악용 우려나 정보 조작·통제 의혹 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

보안 문제도 지적된다. NSA의 무차별 세계적 도청 파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이버 안보 위협 등 민간인 사찰 및 보안 문제는 옛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털플랫폼정부 준비 단계인 지금, 사이버 보안과 관련된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데이터 레이크를 안전하게 보호·활용할 기술적인 계획도 없는 상태다.

때문에 디지털플랫폼정부는 아직 모래성 같다. 모양새는 그럴듯하지만 내실이 없다. 앞으로 많은 토론과 논의를 통해 이를 채워가겠지만 그 과정에서 윤종인 위원장의 말대로 어떤 가치에 입각한 플랫폼을 만들어가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부터 공식 업무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한민국이 국민이 정말 믿고 개인정보를 맡길 수 있는 국가로 발전해 디지털플랫폼정부의 성공 선례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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