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제작보고회가 진행되고 있다(출처: 연합뉴스).
28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제작보고회가 진행되고 있다(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뜨거운 이번 여름에 시원한 승리를 안겨줄 영화의 베일이 벗겨졌다. 한국 박스오피스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영화 ‘명량’의 프리퀄 작품인 ‘한산: 용의 출현’이 출정식을 새롭게 알렸다.

28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한산: 용의 출현’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제작보고회에는 김한민 감독과 이번 작품에 출연한 배우 박해일, 변요한,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옥택연이 함께했다.

'명량'에 이어 이번 작품을 만든 김 감독은 이순신 장군 프로젝트 3부작에 대해 “처음에는 역사 3부작으로 ‘최종병기 활’ ‘봉오동 전투’ ‘명량’으로 기획했다. 사실 ‘명량’은 너무 큰 영화여서 환갑 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명량을 만들겠다고 기획하다 보니 이순신 장군 이야기를 한 작품으로 그릴 수 있을까 생각했다. 1차적으로 명량이라는 정말 가슴 뜨거운 역전극을 먼저 하고 3부작을 하면 좋지 않을까 했다”고 밝혔다. 이어 “막연한 구상과 뜨거움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순신 장군을 좀 더 농밀하게 보여주고 싶은 지점이 있었고 역사적인 순간에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 코로나를 극복한 상황에서 개봉하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전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이번 작품은 지난 2014년에 개봉한 ‘명량’의 배경인 명량해전의 5년 전 사건 ‘한산도대첩’을 다뤘다. 세계 해전사에서 손꼽히는 전술 ‘학익진’과 이순신 장군의 단짝인 ‘거북선’을 이번 영화에서 만날 수 있다.

영화 ‘명량’에서 배우 최민식보다 5년 젊은 이순신 장군 역을 맡은 박해일은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가 아는 캐릭터이자 위인에 대해 제안 받았을 때 ‘무엇을 믿고 이런 제안을 했을까’하는 부담이 있었다”면서도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감독님의 설명을 충분히 들어보니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발견됐다. 최민식 선배님의 이순신 장군은 용장의 모습이라면 이번에는 아주 밀도있고 지혜롭게 수군들과 함께 전투를 행하는 지장의 모습과 수군, 백성을 챙기는 덕장, 선비의 모습까지 내가 갖고 있는 기질의 부분을 감독님이 최대한 활용해주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민식 배우의 조언에 대해 “한마디 해주셨다. 곁눈질 하면서 씩 웃으시며 ‘고생 좀 해봐라’”고 말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이미 경험을 진하게 하신 분이어서 저는 중의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다는 애잔하면서도 고생스러운 마음을 그렇게 말씀하셨지만 여러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 포스터
영화 '한산: 용의 출현' 포스터

이순신 장군과 대결을 펼치는 왜장 와키자카 역의 변요한 역시 첫 제의를 받았을 때 부담이 됐다고 입을 열었다. 변요한은 “감독님이 와키자카 역을 제안해주셨을 때 부담이 됐다. 촬영하면서도 기우 지세의 마음을 느꼈다. 대선배님들과 함께하는데 ‘굉장히 잘못한 것은 아닌가’”라면서도 “그래도 역시 후회하지 않는 것은 대한민국의 영웅인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였기에 집중력을 깨지 않으려 노력하면서도 대선배님들과 연기하는 것이 큰 의미였다”고 고백했다.

또 와키자카 역 연기에 대해 “우선 이순신 장군만 생각하고 연기했다. 3부작으로 만드는 것을 알고 있었고 잘 빌드업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일본어 연기에 대해 “외국어 연기에 한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순신 장군만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그렇다고 다른 나라 사람이 와서 연기하는 것은 나보다 뜨겁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언어를 파괴하는 것은 감성이다. 글을 토대로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대충한 것이 아니라 일본어 선생님을 저희 집에 재웠다”고 말했다.

이에 함께 일본어 연기를 한 김성균은 “치욕스러울 만큼 NG를 냈다. 저도 선생님께 일본어를 배웠는데 어느 순간 감정이 폭발하면서 일본어를 쏟아내는 장면에서 많은 NG를 냈다. 그런데 요한씨는 집중력을 갖고 하는 모습을 봤다”고 덧붙였다.

준사 역의 김성규는 “‘명량’을 봤을 때 공교롭게도 제가 연기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러 가기 직전이었다. 굉장히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면서 봤는데 잘 해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면서 “(준서는) 역사 속 정보가 많은 인물이 아니다. 감독님께서 조선, 왜군과 같은 군인의 위치보다는 본질적인 사람으로서의 고민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 부분을 많이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순신 장군과 또 다르게 와카자키와 대적하는 인물인 가토 역을 맡은 김성균은 “존경하는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에 출현한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사실 ‘명량’에서 진구 씨가 맡았던 역할을 기대했는데 왜군 역할이 들어와서 ‘이게 뭔가?’라는 극심한 부담을 느꼈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니 이순신 장군의 위대한 승리를 그리는데 쓰임새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우리 영화가 이순신 장군과 와키자카의 대결이 주축이라면 와키자카와 가토의 대립은 또 다른 긴장감을 줄 수 있다.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왜군 진영에서 날이 선 모습을 보여 줄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준사처럼 실제 역사서에서 보기 어려운 정보름 역할을 맡은 김향기는 “본인의 의지로 왜군에 들어간 첩자”라며 “역사적 자료를 통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물이 아니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 그래서 오히려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해 크게 부담을 가지려 하지 않았고 내려놓으면서 감독님을 믿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이 원하는 그림이 확실해서 현장에서 감독님의 말씀에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전작 명량에서 배우 진구가 맡았던 임준영 역을 연기한 옥택연은 “명량에서 봤을 때 임준영의 역할이 너무 멋있었다. 그러면서 내가 해석하는 모습은 어떨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며 “제일 집중했던 것은 눈빛이다. 임준영은 난중일기에도 나오는 정보전달하는 인물로 정보를 모아 이순신 장군에게 전달할 때 신뢰와 충정을 나타낼 수 있는 눈빛을 최대한 많이 표현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작 ‘명량’을 잇는 이번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은 모두가 한 목소리로 “부담을 느꼈다”고 토로하면서도 또 다른 이순신의 모습을 담은 작품에 함께한다는 기대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명량’에 이어 또 다른 이순신의 모습을 담은 김 감독은 관객들에게 “자긍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이 영화로 치유, 연대 의식과 같은 것을 느끼면서 ‘자긍심’이라는 한 단어로 통합됐으면 좋겠다. 이 한 단어를 위해 영화가 의미하면서 존재하고 이순신 장군과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여름 개봉에 대해 “우리가 힘든 코로나 시기를 겪었고 우리 영화계도 정말 힘든 2년을 겪었다. 다시 5월의 ‘범죄도시2’부터 새롭게 박해일 배우의 ‘헤어질 결심’이나 ‘브로커’ 등 여름에 개봉하는 작품들과 같이 선보인다. 한국영화를 많이 사랑해달라”면서 “멋진 배우들과 함께 활동하고 영화를 만들어나간다는 것이 감격스럽고 감동이 있다. 한국 영화를 사랑해주시면 한산으로 보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은 오는 7월 27일에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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