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5월 25일 폭파 전 풍계리 4번 갱도 모습. 2022.6.21 (출처: 연합뉴스)
지난 2018년 5월 25일 폭파 전 풍계리 4번 갱도 모습. 2022.6.21 (출처: 연합뉴스)

北풍계리 갱도 움직임 지속

최근엔 4번 갱도 활동도 포착

외부보단 내부문제 영향 관측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7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동향이 포착된 지 석 달 넘게 지났고 지난달부터는 임박설이 나돌고 있지만 실제 행동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급성 전염병 창궐, 그리고 여름 장마까지 덮친 형편이라 일단 내부 문제에 주력하면서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석 달째 北핵실험 가능성 거론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이 2018년 5월 ‘폭파’ 방식으로 폐쇄했으나 올해 초 3번 갱도 복구에 나서면서 7차 핵실험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군 당국은 3월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중 일부의 복구로 추정되는 불상 활동이 식별됐다”고 공식 발표했고, 5월부터는 “3번 갱도 복구는 마무리 단계고, 지도부 결심만 있으면 1~2주 내 핵실험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지난달부터는 미국 정부도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연일 언급했고, 한미‧한미일 외교‧안보 라인 간 릴레이 회동 당시에도 같은 맥락의 발언이 나와 수일 내 북한이 핵실험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에는 풍계리 4번 갱도 인근에서도 새로운 활동이 포착되자 일부 전문가들은 당장 북한이 3번 갱도에서 7차 핵실험을 하고 4번 갱도에서 8차 핵실험을 하려는 과정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앞서 지난 15일(현지시간) 자체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전날 촬영된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4번 갱도에서도 새로운 건설 활동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고서를 게재했다.

군 당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군 안팎에선 4번 갱도의 활동이 핵실험 준비에 직접적으로 연관됐다기보다는 지난해 큰비로 유실됐던 갱도 주변 도로를 복구하는 동향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北, 핵실험 미뤄지는 배경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 준비가 끝났고 지도부의 결단만 남았다’는 발언을 한미 당국이 계기가 될 때마다 번갈아가며 내놓고 있는 상황이지만,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물론 북한이 핵실험 준비 동향을 외부에 노출하면서 미국의 관심을 끌어냈다는 측면에선 일종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도 있다. 미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에 아직 나서지 않는 건 정치적‧기술적 고려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북핵 6자회담 미 차석대표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결단하면 언제든지 7차 핵실험에 나설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핵실험 감행까지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미 당국간 회동에서 최근 천명한 ‘강력한 대응 방침’과 ‘중국의 우려’를 고려 사안으로 꼽았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도 내부 설계 등 기술적 문제, 한국 정부의 구체적인 대북정책을 기다릴 가능성,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비우호적인 여론조성 가능성, 중국의 핵실험 만류 가능성 등을 북한이 고려할 요소로 제기했다.

반면 워싱턴의 민간연구소인 우드로윌슨센터의 수미 테리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은 “미국, 중국 등 외부 요소가 북한의 핵실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의 핵실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있다면 외부 요인보다는 기술적 요인, 코로나19 심각성 정도 등 내부적인 요인이 더욱 주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핵실험은 북한의 입장에서도 대미협상의 마지막 카드인 만큼, 최대한 신중하게 판단하려는 것 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풍계리의 3~4번 갱도는 아직 핵실험에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던 터라 준비에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해석도 동시에 나오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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