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동부 도네츠크에서 미국이 제공한 M777 포탄을 러시아군 진지로 발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동부 도네츠크에서 미국이 제공한 M777 포탄을 러시아군 진지로 발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우크라 동부 일부 도시 맹폭

러 “전력 균형 변화 있을 것”

서방 조달 무기 요구 못미쳐

“15분짜리 싸움 총기 줬다”

국방 “필요량의 10% 받아”

[천지일보=이솜 기자] 우크라이나는 이번주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동부에서의 전투에 어려움이 있음을 인정했다.

최근 몇 주 동안 러시아군의 공격이 가장 심했던 루한스크주의 주지사는 20일(현지시간) “전선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며 “러시아군이 대규모 공세를 시작할 충분한 예비군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오는 23~24일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러시아가 공격을 강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 지역 전체를 방어하고 있으며 가장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아조트 화학공장을 제외한 세베로도네츠크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전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리시찬스크가 하루 종일 러시아의 대규모 폭격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에 사상자 수조차 확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자칭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의 러시아 특사 로디온 미로슈니크는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남부에서 리시찬스크로 이동하고 있다”며 “앞으로 몇 시간 동안 이 지역의 전력 균형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 수요를 충족할 공급자 없어”

서방 국가들로부터 무기를 지원 받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동부 돈바스 지역 전쟁에서 러시아군에 압도당하고 있다고 이날 AP통신은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한 번에 몇 시간씩이나 계속해서 맹렬한 사격을 가할 수 있으나 이를 방어하는 우크라이나군은 무기나 탄약 어느 쪽에서도 적과 견줄 수 없어 더 현명하게 사용해야할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동부 전초기지에는 박격포 수십발이 쌓여 있다. 그러나 미하일로 스트레비즈 사령관은 만약 그의 군대가 강력한 포격을 받게 된다면 그들의 은신처는 기껏해야 4시간 정도의 반격할 수 있다고 한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서방 국가들에 대한 지지가 충분하지 않으며 전장에서 효과를 볼 수 있을 정도로 무기가 빨리 도착하지 않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매일 최대 200명의 병사들이 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주 10억 달러어치의 추가 지원을 약속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원조 전달이 우크라이나의 요구와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크라이나가 앞서 요구했던 무기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지난주 키엘 세계경제연구소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약속의 절반가량을, 독일은 3분의 1가량을 이행했다고 보고했다. 폴란드와 영국은 그들이 약속한 많은 것을 지켰다.

많은 우크라이나군은 그들이 러시아군의 포탄과 맞설 수조차 없다고 전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최전방 근처의 한 마을에서 우크라이나 포병 부대가 사용하고 있는 포탄이 집 안에 보관돼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최전방 근처의 한 마을에서 우크라이나 포병 부대가 사용하고 있는 포탄이 집 안에 보관돼 있다. (출처: 뉴시스)

6월 초 세르히 포렐체프 스페인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스페인이 지난 4월 200톤의 군사 원조를 보내기로 했으나 여기에 포함된 탄약은 단지 2시간 전투용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영화 제작자 출신 볼로디미르 뎀첸코는 이날 트위터에 미국에서 보낸 총기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은 영상을 올리며 “좋은 총이고, 각각 총알 120발이 담겼다”면서도 “이것은 15분짜리 싸움이다”라고 한탄했다.

또한 문제의 일부는 한때 소련의 일원이었던 우크라이나가 소련 시절의 무기에 더 익숙하고 현재 조달 받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장비에 대한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이미 많은 우크라이나군이 서양 무기 훈련을 받기 위해 해외로 떠났다.

데니스 샤라포브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앞서 미국 국방 산업 협회에 “수령된 무기 체계는 필요량의 10~15%밖에 커버하지 못한다”며 “우크라이나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급자는 없다. 매우 불행한 일이지만,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무기와 탄약의 소비자가 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간은 우크라이나의 편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이어진다. 우크라이나 군대는 의욕과 동원력을 모두 가졌는데 러시아는 지금껏 징집병 소집을 피해왔고 이는 국내에서 기피될 수 있다.

전략연구재단의 프랑수아 헤이스버그 선임고문은 이런 전투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해 “수년간의 소모전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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