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간 경계 열린 시야 개방적 태도 필요“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5.18기념재단이 20일 ‘세계시민의날’을 맞아 타인의 슬픔·고통·절망 공감할 때 역사는 전진한다고 밝혔다.

6월 20일은 갈등과 박해를 피해 고국을 떠난 사람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이해하며 그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기 위해 유엔이 지난 2000년 제정한 ‘세계난민의 날’이다.

전쟁이나 내란 등의 이유로 수많은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난민보호에 관한 국제법과 국가간 협력, 국제기구 운영, 민간협력을 통해 난민을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난민이 되고 굶주림과 질병 등의 위험에 처해 있다.

최근 유엔난민기구(UNHCR)가 세계 강제이주민 수치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대 규모인 1억명의 강제이주민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세계에서 14번째 인구가 많은 나라의 국민숫자와 비슷하고 전 세계 인구의 1%를 넘는 수치다. 최근 10년 동안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강제 이주민의 존재는 인류가 처한 현실의 문제이며 이를 위한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추세는 지속돼 더욱 심각한 상황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5.18기념 재단에 따르면 전쟁과 박해를 피하고자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던 난민의 역사는 한국인의 삶과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일제식민지 하 압제에서 벗어나 멀리 타국으로 이주했던 선조들의 역사로부터, 분단으로 인한 실향민, 그리고 가까이에는 군사독재시절 탄압을 피해 해외로 망명해야 했던 민주인사까지. 우리도 언젠가는 난민이 될 수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인류는 긴밀하게 연결된 상호의존적인 세계에서 살고 있다. 특히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다양한 문제들이 국경을 초월해 발생하고 있다. 지구촌의 문제는 어느 한 개인이나 국가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5.18기념재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금 우리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내가 살고 있는 국가라는 경계를 뛰어넘어 열린 시야와 개방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지금으로부터 42년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시민들은 국가적 폭력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고립된 상황임에도 ‘절대공동체’라 불리 울 만큼의 높은 도덕성과 공동체정신을 발휘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소외된 자 없이 한마음 한뜻으로 우리 공동체를 지키고자 노력했던 그날의 기억은 후대에게 벅찬 감동을 주기도 한다. 또한 5.18민주화운동으로 인해 고통 받는 피해자를 후원하고 5.18진실규명과 한국민주화운동을 위해 연대해온 세계 시민들의 열띤 응원을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재단 관계자는 “광주의 희생으로 이룩한 5.18공동체는 1980년 5월 마지막까지 저항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이 죽음을 통해 지키고자 했던 민주, 인권, 평화의 가치를 기억한다. 또한 그들의 처절한 싸움 앞에 같이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은 우리사회의 민주화를 가능케 했고 국제사회를 향한 협력과 포용의 정신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인간이 다른 인간의 슬픔, 고통, 절망을 깊게 함께 느낄 때 역사는 전진한다. 5.18의 가치를 실천하는 우리는 타자의 고통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인간, 그 고통을 끝까지 끌어안음으로써 역사의 전진을 견인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의 행동들이 모이면 우리가 사는 세계는 보다 좋은 곳으로 변화 할 수 있다”며 “그래서 미얀마인들의 민주화투쟁을 지지하고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을 반대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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