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에 있는 국립청주박물관 전경모습 (제공: 국립청주박물관) ⓒ천지일보 2022.6.19
충북 청주시에 있는 국립청주박물관 전경모습. (제공: 국립청주박물관) ⓒ천지일보 2022.6.19

국립청주박물관 특별전 ‘야금(冶金), 위대한 지혜’

 

삼성문화재단 등 45점 출품

“외부에 많은 작품 전시 이례적”

청주, 금속 문화와 깊은 인연

금속문화 주제 맞춰 특별전 준비

 

전시회 크게 4부로 구성돼

시간 흐름에 따라 작품 전시

“야금 통해 과거~현재 만나”

[천지일보 청주=이진희 기자] “삼성문화재단에서 총 45점을 출품했습니다. 다양하고 많은 전시품을 외부에 출품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지난 16일 국립청주박물관 청명관 특별전시실에서 만난 김동완 학예연구사의 말이다.

‘야금(冶金), 위대한 지혜’로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국립청주박물관 브랜드인 금속문화와도 깊은 관련이 있으며 이에 맞춰 준비된 특별전이다.

김 학예연구사는 ‘야금’에 대해 “불로 금속을 다루는 모든 과정과 그 결과물”이라며 “야금의 발전을 통해 인간의 삶도 크게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특별전은 국립청주박물관과 국립김해박물관, 삼성문화재단이 공동으로 개최해 오는 8월 28일까지 전시한다. 9월에는 국립김해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전시한다.

주요 전시품은 한국식 동검과 청동창, 서봉총 금관, 양산 금조총 금귀걸이, 은입사 구름·용무늬 향완, 은입사 봉황무늬 합 등 국보 4점과 보물 3점을 포함한 금속문화재 등이다. 현대 작가의 작품도 전시돼 과거부터 현대까지 이르는 수준 높은 금속미술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크게 4부로 구성됐으며 큰 홀 안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입구에서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세련되고 정교한 작품의 미에 서서히 빠져든다.

선사시대 대표적인 청동기인 한국식 동검과 청동창. (높이 32.2㎝,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 국보) 국립청주박물관 제공. ⓒ천지일보 2022.6.19
선사시대 대표적인 청동기인 한국식 동검과 청동창. (높이 32.2㎝,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 국보, 제공: 국립청주박물관) ⓒ천지일보 2022.6.19

◆“인류 최초 합금으로 만들어진 청동”

1부 ‘자연: 상징과 제의’라는 주제에서는 선사시대를 대표하는 청동기 전시물을 만날 수 있다. 잔무늬 거울, 한국식 동검 등이다.

김 학예연구사는 “청동은 인류 최초의 합금”이라며 “주석 함량이 80% 정도 들어가면 거울의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거울 뒷면을 전시하는데 무늬의 아름다움과 시대상을 보이려는 의도가 있다”며 “주술적인 의미로 ‘맑은 거울이 아니면 안 본다’는 속설이 있어 그렇다”고 설명했다.

청동기의 유물은 당시 ‘자연’이라는 절대적 존재와 교감하는 지배자와 그 초월적 힘을 상징하는 의식구(儀式具)로서 의미가 있다. 또 한반도에서 야금 문화의 시작과 발달을 알려주고 있다.

[천지일보 청주=이진희 기자] 서봉총 금관. (신라, 높이 35㎝ 국립중앙박물관, 보물) ⓒ천지일보 2022.6.19
[천지일보 청주=이진희 기자] 서봉총 금관. (신라, 높이 35㎝ 국립중앙박물관, 보물) ⓒ천지일보 2022.6.19

◆삼국시대 야금 문화 혁신적 발전

2부 전시장의 주제는 ‘왕(王): 권력과 국가’다.

삼국시대에는 야금 문화가 혁신적으로 발전하는데 1부 유물에서 시선을 조금 돌리면 금관, 금귀걸이, 금동관모, 고리자루큰칼 등이 전시된 것을 볼 수 있다.

김 학예연구사는 “서봉총 금관은 약 20k의 금 함량을 갖고 있어 지금도 색과 빛이 변치 않고 유지되고 있다”며 “특히 옥 장식 중 한 개만 유리로 돼 납품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지 않았을까 추측하는 재밌는 요소도 있다”고 짚어줬다. 이어 “금동관모의 모양도 봉황 등으로 보아 지배계층의 것으로 유추된다”고 설명했다. 금속 유물을 통해 왕이나 지배자의 권력 등 고대국가의 권위와 영화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천지일보 청주=이진희 기자] 청주국립박물관 청명관 야금 특별전에 고려 철로 만든 불상이 전시돼있다. ⓒ천지일보 2022.6.19
[천지일보 청주=이진희 기자] 국립청주박물관 청명관 야금 특별전에 고려 철로 만든 불상이 전시돼있다. ⓒ천지일보 2022.6.19

◆대칭 구도가 돋보이는 불공예품 전시

3부의 주제는 ‘신(神): 부처와 불법’이다. 철로 만든 부처상이 중앙에 있고 양옆으로 금동 보살상이 있다. 김 학예연구사는 “모두 대칭 구도를 이루고 있다”며 “구도로 인한 안정감과 조명까지 더해져 부처상의 자애로움이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철로 된 불상은 밀랍주조법을 이용해 이음새가 없어 더 정교하고 깔끔하다.

이곳에는 불보살상과 향완, 운판 등 불교 예배와 의식에 사용된 불교 공예품도 전시돼있다.

김 학예연구사는 “고려시대에는 불교가 통치 이념이자 백성에게는 신앙으로 자리 잡았다”며 “따라서 재료와 기술을 더해 예술로 승화했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제작된 불교 미술품은 각 시대 문화와 예술을 대표하기도 했다”며 “야금 문화 역시 다채롭고 격조 있는 미술 전통을 세우며 널리 퍼져 나갔다”고 전했다.

◆사람들 일상으로 스며든 금속

4부 주제는 ‘인간(人): 삶과 예술’이다. 과거 특정한 계층, 특수한 목적을 위해 만들어지고 사용된 금속은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왔다. 여기에 인간의 감성을 더해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이 자리에서는 토수, 거울 등 금속이 건축 부재, 생활용품으로 사용된 모습과 현대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토수는 빗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기 위해 추녀 끝에 끼우는 기와다. 김 학예연구사는 “토수를 물에 사는 용으로 표현한 예도 있는데 화재를 피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지 않았을까 유추해 본다”고 설명했다.

전시실을 나오는 한켠에는 김수자 작가의 금속에 관한 영상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어 관람 후 휴식을 취하며 전시 소감을 정리해 볼 수 있다.

청동 유물부터 현대에 이르는 금속 작품까지 야금의 지혜와 예술성이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고 있음을 느끼는 전시였다.

김 학예연구사는 “주말이면 약 1000명의 관람객이 찾아온다”며 “과거와 현재를 통한 다양한 금속 문화재 속에서 옛사람들은 야금을 통해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야금으로 현재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은 무엇일지 살펴볼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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