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인사이더’ 1화에 법당 도박 장면이 나와 불교계의 공분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드라마 인사이더 속 장면. (출처: JTBC 화면 캡처)
JTBC 드라마 ‘인사이더’ 1화에 법당 도박 장면이 나와 불교계의 공분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드라마 인사이더 속 장면. (출처: JTBC 화면 캡처)

JTBC 드라마 ‘인사이더’ 1화

스님들 법당서 도박하는 장면

조계종 성명 내고 “불교 농락”

“반성부터” 곱지 않은 시선도

“종교 상업적 이용은 안 돼”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JTBC 드라마 ‘인사이더’에 스님들이 법당에서 도박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불교계의 공분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대한불교조계종(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해당 드라마가 불교를 폄훼했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과거 조계종 일부 스님의 도박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을 샀던 터라 일각에서는 문제를 제기하는 조계종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계종, JTBC에 공개 참회 촉구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종평위)는 지난 9일 ‘JTBC 드라마 인사이더의 불교 농락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매우 악의적이고 노골적으로 스님을 폄훼하고 불교를 조롱하는 방송을 편성해 내보냈다”며 “(이는) 사찰에서 신행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수많은 불자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며 수행하는 모든 스님에 대한 명백한 명예훼손이자 훼불행위”라고 비판했다.

조계종이 문제 삼은 장면은 지난 8일 방송된 드라마 인사이더 1화 중 일부로 사찰법당에서 스님들이 거액의 불법 도박판을 벌이는 모습이 15분가량 묘사됐다. 스님이 화투장을 놓으며 ‘관세음보살’을 외친다거나 사기를 주도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종평위는 “한국불교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과 불자들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큰 상처”라며 ▲JTBC와 인사이더 제작사의 공개 참회 ▲해당 영상 삭제와 재방송 송출 중단 ▲프로그램 폐지 등을 요구했다.

공분은 확산하고 있다.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도 지난 10일 “표현의 자유에 한계가 있을 수 없지만, 자유는 반드시 그에 따른 책임을 수반한다”며 “이번 JTBC 드라마는 사회적 공기(公器)로서 언론의 책임을 표현의 자유라는 허울로 회피하기에는 그 정도가 지나치게 과하다”고 지적했다.

중앙신도회‧전국비구니회도 마찬가지로 앞서 발표된 성명들과 유사한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종교 비하 안 돼” vs “자기반성부터”

조계종이 이러한 입장문을 내자 네티즌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종교 비하 행위를 멈추라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뭐 켕기는 게 있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거 아닌가” 등 되레 조계종을 꼬집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네티즌 김모씨는 “난 기독교인이지만 이렇게 종교를 비하하는 행동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어떤 종교든 이런 식으로 농락하는 행위는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냈다.

반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거 아닌가. 불교 승려들은 자기반성부터 하시오(네티즌 한모씨)” “드라마와 현실도 구별 못 하니. 저건 드라마 법당 도박장 장면이야. 허구라고(@pion***)” “뜨끔하신가 봐(@stcha***)”라는 의견들도 나왔다.

이 중 한 네티즌은 “드라마 인사이더에 법당에서 도박하는 장면이 나왔다고 화내는 조계종이 가소로운 이유는 실제로 불국사에서도 스님들이 도박하고 원정 도박까지 다녀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은 과거 조계종 일부 스님의 도박‧성폭력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커졌던 것과 관련이 깊다. 지난 2018년 방송된 MBC PD수첩 ‘큰 스님께 묻습니다’ 편에서 조계종 수석부의장을 지낸 장주스님은 일부 스님들이 라스베가스‧마카오 등으로 원정 도박을 다녀왔다고 폭로했다. 방송 이후 파문이 일자 조계종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공동체 내부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종교 부정적 묘사, 반감 부추겨”

한편 종교계 일각에선 드라마 등 방송 제작자들이 종교를 상업적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른불교재가모임 백도영 연구가는 본지에 “성직자의 도박 사건은 방송계에서 상업적 목적으로 종종 각색해 사용해왔다”며 “이 경우 제작자가 사실과 허위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하면 종교계의 반발과 대중에 잘못된 인식을 전달해 역효과를 불러온다”고 우려했다.

이어 “법당 내 도박 사례는 불교계에 없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사이더 제작자 측이 법당 내 도박 장면을 제작한 이유는 관계자들의 무지 또는 흥행을 목적으로 한 악의적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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