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제공: 효성) ⓒ천지일보 2022.6.14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제공: 효성) ⓒ천지일보 2022.6.14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이 미국·일본·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이끌고 민간외교관 역할을 하면서 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조 명예회장은 1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서울국제포럼이 수여하는 ‘2022년 제14회 영산외교인상’을 수상했다.

영산외교인상은 매년 국제무대와 외교 일선에서 국익과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 활약한 인사들의 공헌을 기리기 위해 정부 및 민간 인사들에게 수여한다. 그동안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등이 받았다.

서울국제포럼은 “조 명예회장은 공학도 출신의 경제계 리더로서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과의 경제협력의 최전선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자면제협정, 한·일 기술교류 등 경제외교에 헌신해 경제대국의 초석을 놓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조 명예회장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그동안 한미재계회의, 한일경제인회의, 한일포럼 등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경제교류 확대에 힘을 보탰다”며 “모두의 노력이 모여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에 드는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것은 감개무량한 일”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조 명예회장은 1987년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 한일경제협회, 한일포럼, 한미재계회의,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등 국내외의 대표적인 경제교류단체를 이끌었다.

특히 한·미 FTA와 관련해서는 2000년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을 맡은 직후부터 “우리 경제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무역자유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국내 기업인 중 처음으로 한·미 FTA를 제안했다.

조 명예회장은 기업 경영인의 역할을 넘어 양국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등 협상 전 과정에 걸쳐 기여했다. 한·미 FTA가 당시 영화계의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로 한동안 난항을 겪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화계와 정부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조 명예회장은 지난 3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수여하는 ‘한·미 FTA 체결 10주년 기념 공로패’를 수상하기도 했다.

또 미국 비자면제와 관련해서는 양국의 원활한 교역과 업무를 위해 물자와 경제인 모두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비자발급 절차 완화와 비자면제 프로그램 참여를 요청하는 서한을 미국 국무부 장관에게 보내고 비자분과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이후 우리나라는 2008년 비자면제 프로그램 가입대상국이 됐다.

이 밖에 2005년부터 한일경제인회의 의장을 맡아 기업 간 경제협력 및 제3국 공동진출, 대일 무역역조 해소, 양국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한·일 경제공동체 추진 등 다양한 협력방안들을 추진하는 데 앞장섰다. 독도문제 해결을 위해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학술적 논거를 찾아내는 작업을 지원하고 이를 일본 주류사회에 전파하는 노력에 나서기도 했다.

1960년대 효성그룹 창립부터 경영에 본격 참여한 조 명예회장은 1971년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기술중심 경영을 펼쳤다.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등 첨단소재 개발을 통해 소재분야의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조 명예회장은 경영인으로서 한국 기업의 기술과 우수한 경쟁력을 세계 시장에 알림으로써 미국, 중국, 일본을 넘어선 글로벌 혁신 국가로서의 위상을 확보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덴마크 다네브로그훈장(1980), 금탑산업훈장(1989), 미국 일리노이공대 국제지도자상(2000) 등을 수훈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