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20년 만에 감독상
‘브로커로’ 韓 최초 남우주연상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한국영화사 처음으로 영화 2편이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동시 수상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송강호가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받으면서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영화제 시상식에서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자신의 첫 감독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한국 감독으로선 역대 2번째로 지난 2002년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 이후 20년 만이다.
박 감독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온 인류가 국경을 높이 올릴 때도 있었지만,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할 수 있었다”며 “영화와 극장에 손님이 끊어지는 시기가 있었지만, 그만큼 극장이라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우리 모두가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 역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도,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그는 영화 제작의 지원을 준 제작사와 스텝들, 배우 박해일, 탕웨이에게 감사를 전했다.
박 감독은 앞서 영화 ‘올드보이’ ‘박쥐’ ‘아가씨’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으며, 이번이 네 번째다. 올드보이는 심사위원대상을, 박쥐는 심사위원상을 받았고, 아가씨는 류희성 미술감독이 촬영, 편집, 미술, 음향 등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기술 아티스트 상인 벌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수상작인 헤어질 결심은 박 감독이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장편영화로 산에서 추락사한 한 남자의 사건을 맡게 된 담당 형사와 사망자의 아내 사이에서 벌어지는 로맨스를 그린 멜로 스릴러 영화다.
한편 이날 송강호는 한국 배우 최초로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송강호는 본인의 이름이 호명되자 옆자리에 앉은 강동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포옹한 뒤 무대로 나섰다.
송강호는 프랑스어로 “대단히 감사합니다(메르시 보꾸)”라고 한 뒤 본인이 출연한 ‘브로커’의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어 함께 출연한 강동원, 이지은(아이유), 이주영, 배두나를 호명하며 인사를 전했고 “이 트로피의 영광을, 영원한 사랑을 수많은 영화팬과 가족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그가 칸영화제에 초청받은 것은 이번이 7번째로, 연기상을 받은 것은 배우 전도연이 지난 2007년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탄 후 2번째다. 송강호는 브로커에서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기들을 훔쳐다 부부에게 판매하는 역할을 맡았고, 특유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표현으로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