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반성폭력센터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적 학대 등을 저지른 의혹을 받는 서울강서지방회 소속 A목사에 대한 처분을 촉구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기독교반성폭력센터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적 학대 등을 저지른 의혹을 받는 서울강서지방회 소속 A목사에 대한 처분을 촉구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개신교·여성 단체 등 기자회견

성폭력·학대 의혹 목사 엄벌 촉구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개신교 단체가 10여년에 걸쳐 보육원생들을 대상으로 성폭력과 학대 행위를 일삼은 의혹을 받는 목사를 엄벌해야 한다고 해당 교단에 촉구하고 나섰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와 교회개혁실천연대, 한국여성의전화, 고아권익연대 등 단체들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보육시설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적 학대 등을 저지른 의혹을 받는 서울강서지방회 소속 A목사를 파직하고 출교 처분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A목사는 1973년부터 경기도의 한 보육원에서 전도사로 일하면서 1985년까지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성폭행하거나 구타하는 등 학대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보육원생은 26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9명이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했다는 게 센터의 설명이다.

A목사는 현재 기성 교단 소속으로 경기도의 한 교회에서 은퇴 목사 신분으로 활동하고 있다. A목사는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으나 관련 의혹이 방송을 통해 알려진 뒤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목사가 여전히 목사직을 유지하며 성도들에게 윤리적, 신앙적으로 모범을 보이는 위치에 있다는 사실은 피해자들에게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억울함이 되고 있다”고 규탄했다.

또 “지난 2020년 피해 공론화 이후 기성 총회와 소속 노회 측에 사건 조사와 A목사의 징계를 요구했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아무런 징계도 내리지 않고 있다”며 “오랜 침묵 속에 소속 노회는 ‘당사자 A목사와 면담했으나 사실관계를 부인했고 피해자들이 법적 고소를 할 경우 법적대응을 하겠단 입장이며 당사자가 부인하는 상황에서 교단의 징계를 다루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라는 공문만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날 단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본 사건은 지속적인 학대와 폭력 속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없어 오랜 기간 피해를 숨기고 살았던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어 힘겹게 목소리를 낸 사건”이라며 “시간이 오래 지났으나 피해자들은 여전한 고통과 아픔 속에 있다. 당사자가 부인하기 때문에 교단의 징계를 할 수 없다는 것에서 과연 피해자들의 고통을 들을 의지가 있었는지 교회의 윤리적 기준을 포기한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으로 보호 받아야 할 약자에게 지속적이고 집단적으로 학대와 성폭력이 가해진 이 사건은 사회적으로, 신앙적으로 매우 심각한 범죄”라며 “A목사가 소속 교단에서 행위에 따른 적절한 징계를 받고 진심어린 사과를 통해 피해자들이 고통에서 벗어나 남은 인생에서라도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기독교대한성결교회와 소속 노회는 정의로운 재판을 통해 A목사에게 파직과 출교의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문숙 한국여성의전화 팀장은 “교단 내 성폭력 등 여성에 대한 폭력의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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