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노동당 행사에서 앤서니 알바니즈 노동당 대표(가운데)가 파트너 조디 헤이든(오른쪽)과 노동당 상원 원내대표인 페니 웡과 함께 손을 잡고 축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2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노동당 행사에서 앤서니 알바니즈 노동당 대표(가운데)가 파트너 조디 헤이든(오른쪽)과 노동당 상원 원내대표인 페니 웡과 함께 손을 잡고 축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모리슨 총리 총선 패배 인정

빈곤층 거친 첫 노동당 당선자

기후변화·국제관계 복원 초점

[천지일보=이솜 기자] 21일(현지시간) 치러진 호주 총선에서 약 9년 만에 집권당 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날 스콧 모리슨 총리가 개표 완료 전에 패배를 인정하면서 노동당의 중도 좌파지도자인 앤서니 알바니즈 노동당 대표가 당선됐다.

약 8년 9개월 가까이 이어지던 보수정권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일부 결과에 따르면 노동당은 지금까지 하원 151석과 상원 40석 중 다수 의석보다 3석 적은 73석을 확보했다. 모리슨 총리가 이끄는 자유·국민 연합은 지금까지 55석을 얻었다.

알바니즈 대표는 이날 선거 승리 연설에서 “호주 사람들은 변화를 위해 투표했다”며 “우리는 이미 충분히 분열됐고 국민은 하나 되길 원한다. 나는 이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장애연금 수급자였던 미혼모의 아들이 오늘 밤 호주 총리로서 여러분 앞에 설 수 있다는 것은 위대한 우리나라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며 자신의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강조했다. 알바니즈 대표는 이탈리아계로, 호주 총리로서는 최초의 비(非) 앵글로-켈틱계다.

노동당은 치솟는 부동산 가격과 이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첫 번째 주택 구매자들을 위한 재정 지원을 포함한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일하는 부모들을 위한 더 저렴한 보육료와 노인들을 위한 더 나은 요양 정책을 약속했다.

알바니즈 대표는 모리슨 정부가 호주의 모든 국제관계를 엉망으로 훼손시켰다고 비난하면서 오는 2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일본 도쿄 회담서부터 신뢰 재건을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 대해서 알바니즈 대표는 “현 행정부의 기조와 완전히 일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후변화 정책에 있어서는 현 정부보다 더 적극적인 입장이다. 모리슨 정부는 2030년까지 호주의 탄소 배출량을 2005년 수준보다 26~28%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노동당의 목표는 43%로 훨씬 높다.

알바니즈 대표의 비판론자들은 그가 총리로 적합하지 않은 이유가 초라한 배경이 아니라 좌파 정치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지지자들은 그가 노동당의 소위 사회주의 좌파 출신이지만 당의 더 보수적인 요소들을 다룰 수 있는 검증된 능력을 가진 실용주의자라고 반박했다.

알바니즈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유행하는 정장과 안경을 선택하면서 외적인 변신을 보였다. 또 유권자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약 18㎏을 감량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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