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서공회가 13일 경기 용인시 대한성서공회 성서사업센터에서 ‘우크라이나 성서 기증 예식’을 열고 있다.
대한성서공회가 13일 경기 용인시 대한성서공회 성서사업센터에서 ‘우크라이나 성서 기증 예식’을 열고 있다. (출처: 대한성서공회)

우크라 국민 성경 요청 쇄도

세계교회에 성경 후원 요청

1·2차 요한복음 35만 3600부

우크라어 성경전서 2만 8천부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우리나라 성서공회가 전쟁 중 성경을 필요로 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해 성경 약 38만부를 보낸다.

대한성서공회는 지난 13일 경기 용인시 대한성서공회 성서사업센터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성서 기증 예식’에서 “지난달 25일 우크라이나어 요한복음 17만 6800부를 1차로 발송한 데 이어 17만 6800부를 추가로 제작해 이달 안으로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구약 성경 전체가 담긴 우크라이나어 성경전서는 2만 8000부가 갈 예정이다.

앞서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는 성경책을 찾는 국민이 급격히 늘었다. 수도 키이우를 중심으로 폭탄 대피소 등에서는 음식·식수·의료품과 함께 ‘성경’을 공급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성서공회는 “러시아 침공 이후 전례 없는 숫자의 성경을 요청받았다”며 “사람들에게 나눠줄 성경이 없어 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키이우에 있는 성서공회 사무실을 찾은 한 목회자는 재고가 없다는 소식을 듣고 손상되거나 페이지가 누락된 성경 사본이라도 달라며 요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국민의 성경 요청이 쇄도하며 ‘성경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자 우크라이나성서공회는 세계성서공회연합회를 통해 세계교회와 교인들에게 성경 후원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성서공회는 지난 3월 우크라이나어 성경 긴급 제작에 나섰다. 현지어 파일을 입수한 후 조판 작업을 진행해 완성한 요한복음 17만 6800부를 지난달 25일 1차로 발송했다.

성경 66권 중 요한복음을 제작해 보낸 데 대해 대한성서공회 호재민 총무는 “우크라이나는 정교회가 다수고 개신교가 소수인데, 가장 영적인 복음인 요한복음을 제일 먼저 요청해왔다”며 “전쟁의 어려움 속에서 예수님의 육성이 담긴 말씀 원문을 접하고자 하는 의도로 읽힌다”고 말했다.

대한성서공회는 이어 2차로 우크라이나어 요한복음 17만 6800부와 성경전서 2만 8000부를 추가로 보낼 예정이다.

이날 기증 예식에 참석한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는 “성경이 그들 손에 전해질 때 하나님의 놀라운 기적이 일어나고 그들의 마음속에 평화가 전해지길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기장 총회는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어 성경 3540부와 요한복음 2만 1052부를 기증했다.

한편 전쟁물자로 성경을 공급받은 나라는 우크라이나만이 아니다. 대한성서공회에 따르면 6.25 전쟁 당시 미국·영국 교회 등에서 우리말로 인쇄해 보내온 누가복음 10만부가 유엔군 군함을 통해 부산항으로 들어왔다. 성경은 당시 피난지와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배포됐다. 물자 부족에 시달린 피난지 중고등학교에서는 성경을 교과서로 사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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